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뒤 박찬호(32)에겐 천적 관계가 뚜렷해졌다. 같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인 시애틀 매리너스엔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인 반면 역시 같은 지구의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만나면 맥을 못추고있다. LA 다저스 시절만 해도 애너하임과 인터리그에서 해마다 승리를 따내며 통산 3승(1패)의 우위를 보였지만 텍사스 이적 후론 전세가 역전됐다. 1이닝 10피안타 8실점 '참극'을 빚은 6월 22일 경기까지 8차례 에인절스전 선발 등판에서 1승 6패. 그중 4번이 바르톨로 콜론과 선발 맞대결이었고 네 번 모두 콜론은 승리를 따내고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아메리칸리그로 건너온 뒤 생겨난 또 다른 먹이사슬은 동부지구에 대한 초강세다.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등 최고 명문팀들이 포진한 동부지구 팀들을 상대로 호투해왔다. 두 차례 양키스타디움 원정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는 등 양키스전 3차례 선발에서 2승 무패, 볼티모어전 1승 무패(2경기 등판), 탬파베이전 2승 무패(3차례 등판) 등 허리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지난 2년간도 동부지구 팀만 만나면 힘을 냈다. 시즌 9승째에 도전할 7일(한국시간) 대결 상대인 보스턴도 예외가 아니다. 2002년과 2003년 한 차례씩, 그리고 지난 4월 29일까지 보스턴전 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를 따냈다. 1패는 2003년 4월 22일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선발 맞대결이었다(마르티네스가 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 비자책의 '마르티네스표 투구'로 승리했다). 보스턴전 포함 총 12차례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팀 상대 등판에서 7승 1패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양키스와 보스턴이라는 최강 팀들이 아드레날린을 더 분비시키게 만드는 것인지, 찬호가 유독 AL 동부지구 팀에 강한 이유를 꼬집어 말하기는 힘들다. 에인절스만 만나면 이상하게도 맥을 못추는 것 역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구석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쨌든 확률은 박찬호에게 호의적이다. 보스턴은 6월 한달간 5연승과 7연승을 각각 달리며 볼티모어를 끌어내리고 지구 1위에 올랐지만 최근 클리블랜드-토론토로 이어지는 홈 6연전에서 내리 1승2패씩을 해 주춤한 상태다. 선발 맞상대인 맷 클레멘트(9승2패)도 지난 2일 토론토전에서 5⅔이닝 8실점으로 난타당해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동부지구에 강한 박찬호가 동부지구 선두팀 보스턴을 제물로 자신의 전반기 최다승 타이기록을 쓸 수 있을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