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실링(39.보스턴)이 '제2의 스몰츠'가 될까. 주전 마무리 키스 포크의 무릎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보스턴 레드삭스가 에이스 실링을 불펜으로 전환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핏빛 투혼'을 연출했던 발목 부상이 악화돼 두 달째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는 실링은 로테이션 복귀를 위해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로 시험 등판 중이었지만 방향을 급선회, 8일(한국시간) 트리플A 포터킷 레드삭스에서 불펜으로 1이닝을 던지기로 했다. 지난 6일 텍사스전에서 케빈 멘치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은 포크가 부상자명단에 오를 가능성에 대비한 포석이다. 마치 존 스몰츠(38.애틀랜타)의 뒤를 밟는 듯한 인상이다. 올 시즌은 다시 특급 선발이 돼 돌아왔지만 지난 3년간 존 스몰츠의 자리는 불펜이었다. 팔꿈치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복귀한 2001년 스몰츠는 5차례 선발 등판에서 다승왕(24승.96년)을 차지했던 100승 투수의 위력을 찾지 못하자 불펜으로 전환했고 1이닝씩 짧게 던지는 피칭에선 실력을 되찾으면서 아예 붙박이 마무리가 됐다. 스몰츠가 새 역할에 성공적으로 적응하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뉴욕 7번 지하철엔 게이(동성연애자)와 온갖 이민자들로 우글거린다"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뒤 성적도 들쭉날쭉이던 기존의 마무리 존 로커를 그 해 말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고 팔꿈치 수술 후 오히려 더 스피드가 붙은 스몰츠는 지난해까지 3년간 154세이브를 올리는 초특급 소방수로 이름을 떨쳤다. 테오 엡스타인 보스턴 단장은 실링의 불펜 전환이 "단기적이 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스몰츠처럼 개인 혹은 팀 사정상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았다가 아예 '주저앉은' 사례는 많다. 스몰츠와는 경우가 다르지만 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인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 에릭 가니에(LA 다저스) 제이슨 이스링하우젠(세인트루이스) 등이 모두 선발 투수로 메이저리그를 시작한 선수들이다. 임시 처방이지만 실링이 불펜으로 돈 이유 중 하나는 트리플A 선발 등판에서 예상 외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링은 메이저리그 복귀를 앞둔 최종 등판으로 여겼던 지난 5일 트리플A 샬럿 나이츠전에서 5이닝 동안 8피안타 5실점의 난조를 보였다. 실링은 필라델피아와 휴스턴 볼티모어로 팀을 옮겨다니던 90년대 초반 불펜을 들락거렸지만 93년부터 10년 넘게 오로지 선발 투수로만 뛰며 통산 185승 125패 13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