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카펜터(30.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부상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털고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올시즌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는 카펜터는 19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와 함께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13승)를 달리고 있는 카펜터는 탈삼진 2위(128개) 투구이닝 3위(129⅓ 이닝) 방어율 5위(2.51) 피안타율 6위(2할2푼5리) 등 빼어난 성적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펜터의 맹활약은 부상과 수술로 점철된 시련을 극복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트리니티 고교를 졸업한 카펜터는 1993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15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됐다. 카펜터는 2m에 육박하는 장신과 90마일 중반을 상회하는 직구 스피드로 미래의 에이스감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19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잇단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고비마다 부상 악령이 카펜터의 발목을 잡은 탓이다. 카펜터는 1998년 12승 7패 방어율 4.37의 성적을 남기며 토론토 관계자들의 기대를 부풀렸지만 1999년 시즌 9승 8패를 기록한 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 하차한데 이어 수술대에 올랐다. 2000년 두 번째로 두 자릿수 승수(10승 12패)를 기록했지만 6.26이라는 최악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경기 중 타구에 얼굴을 맞아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2001년 11승 11패 방어율 4.09를 기록하며 재기하는 듯 했지만 2002년 다시 어깨 부상으로 13경기 등판 만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200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카펜터는 어깨 수술로 2003년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15승 5패 방어율 3.46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연봉 50만달러에 불과한 선수가 15승을 기록했으니 효율성면에서는 단연 메이저리그 최고였던 셈이다. 그러나 호사다마라 했던가.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하며 세인트루이스의 지구 우승을 이끈 카펜터는 포스트시즌을 코 앞에 둔 9월 19일 다시 오른팔 부상을 당하면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의 꿈이 수포로 돌아가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카펜터는 지난해 재기에 성공한데 이어 올시즌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구위로 전성기를 활짝 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시즌 후 카펜터에 대한 연봉 200만달러의 옵션을 행사한데 이어 지난 4월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카펜터와 3년 연장 계약을 맺었고 카펜터는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시즌이 진행될수록 물 오른 구위로 내셔녈리그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카펜터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더욱 무서운 구위를 과시하고 있다. 카펜터는 최근 등판한 5경기에서 완봉승 2회 포함, 모조리 승리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5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41⅔ 이닝을 던지며 단 2점 밖에 허용하지 않았고 삼진은 무려 45개나 빼앗았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20승은 물론 사이영상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빼어난 성적이다. 1993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된 잠재력이 무려 12년 만에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셈이다. 김정민 기자 cjones1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