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한규식, 1번 같은 9번타자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09 08: 46

이순철 LG 감독은 시즌 전 유격수 때문에 머리가 복잡했다. LG엔 붙박이 유격수로 권용관이 있지만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영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LG의 모 코치는 "(권) 용관이는 수비만 잘해주면 그걸로 만족한다. 나머지는 1~8번 타자들이 메워주면 된다"면서 위안을 삼기도 했다.
지난해 득점력 빈곤으로 고생했던 이 감독은 그래서 오키나와 전훈 때부터 유격수 클리어 카드를 적극 시험했다. 같은 지역에서 훈련하던 삼성 SK와의 연습경기 때 클리어를 집중 기용했고 "일단 밀어부쳐 보겠다"면서 시범경기에도 계속 썼다.
그러나 시범경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 감독은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클리어가 송구나 수비범위에서 허점을 노출했고 "수비에 신경 쓰느라 방망이도 안 맞는다"고 호소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 감독은 권용관을 다시 신임할 수밖에 없었고 그가 방망이에서도 장타력을 발휘하면서 올해도 주전자리를 지킬 듯 보였다. 그러나 권용관이 지난 4월말 롯데전 수비 도중 허벅지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처음에는 대안이 없어 썼던 백업 유격수 한규식이 공수에 걸쳐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면서 LG의 유격수 고민도 자연스레 해결됐다. 한규식은 수비도 비교적 안정됐지만 특히 타석에서 공을 끈질기게 보고 팀 배팅을 하려는 자세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얼마나 만족스러웠던지 이 감독은 "권용관이 돌아오더라도 자리를 마련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실제 권용관이 복귀했는데도 주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만년 백업인 줄만 알았던 무명 한규식의 '신데렐라 스토리'야말로 LG의 체질이 변하고 있음을 증거해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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