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26.LA 다저스)의 참가가 확정된 홈런 더비는 ‘별중의 별’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다.
홈런 더비를 주관하는 ESPN이 당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할 뿐 아니라 이후 수십 번 이상 재방영할 만큼 단발성 이벤트론 스포츠 천국인 미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휴스턴 홈구장 미니트메이드 파크에서 펼쳐진 지난해 홈런 더비엔 4만여 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고 770만 명의 시청자가 TV로 지켜봤다.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홈구장 코메리카파크에서 펼쳐질 홈런 더비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쟁쟁한 슬러거들과 정면 대결할 최희섭에게 승산은 있을까.
▲스리아웃이 아니라 10아웃
정식 명칭이 ‘센추리21 홈런 더비’인 홈런 더비는 1985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20번째를 맞는다(1988년은 비 때문에 취소). 처음엔 참가 선수들이 단일 라운드로 승자를 가리다가 2003년부터 현재의 방식으로 바뀌었다.
더비는 총 3라운드로 진행된다. 8명의 참가자가 1대1로 맞붙어 각각 10아웃이 될 때까지 더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불펜 투수가 던져주는 배팅볼을 받아쳐 파울이든 페어든 타구가 홈런이 되지 않으면 무조건 아웃 카운트가 하나 는다(단 공이 볼이라고 판단해 치지 않으면 아웃카운트가 늘지 않는다). 자신의 아웃카운트가 남았더라도 10아웃이 된 상대보다 홈런수가 많으면 승리가 결정된다. 1라운드를 통과한 4명이 준결승에서 역시 1대1로 맞대결한 뒤 승자끼리 결승전을 펼친다. 준결승과 결승도 대결 방식은 1라운드와 같다.
올해 더비에 참가하는 8명의 타자들은 특별한 공을 치게 됐다. 각 라운드별로 9아웃까지는 보통 야구공으로 더비를 진행하지만 이후 10아웃까지는 특별 제작된 ‘황금 공(Golden Home Run Ball)’이 사용된다. 흰색과 황금색을 섞어 만든 이 공으로 홈런을 치면 홈런 한개당 2만1000달러씩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돈이 걸려 있다
홈런 더비에는 25만달러(한화 약 2억6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다. 최희섭의 올 시즌 연봉(35만1500만 달러)의 ⅔가 넘는 거액이다. 그러나 상금을 우승자가 가져가는 건 아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더비 당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에 응모하는 일반 팬 중 8명을 뽑아 참가 선수 8명과 짝을 지은 뒤 더비 우승 선수와 짝이 된 팬에게 주택 구입 자금으로 25만 달러를 선사한다. 홈런 더비 타이틀 스폰서인 부동산 회사 센추리21이 마련한 팬 서비스 이벤트다.
▲최희섭에게 승산은 있을까
올 시즌 13개, 통산 홈런 38개를 기록하고 있는 최희섭이 기록면에서 더비 참가 선수 8명 중 가장 열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통산 500홈런 타자가 3명이나 출동했던 지난해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인 앤드루 존스(애틀랜타)가 올시즌 27개(통산 277개)를 기록 중인 것을 비롯 바비 아브레우(필라델피아. 올시즌 18개-통산 184개) 데이빗 오르티스(보스턴. 21개-151개) 카를로스 리(밀워키. 22개-174개) 이반 로드리게스(디트로이트. 5개-255개) 마크 테셰이라(텍사스. 22개-86개) 등 모두 장타력에선 한가락 하는 선수들이다. 기록만 본다면 지난해 신인왕 제이슨 베이(피츠버그. 16개-64개) 정도가 최희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더비는 성적순이 아니다. 지난해도 배리 본즈, 새미 소사, 라파엘 팔메이로 등 500홈런 타자가 세 명이나 더비에 나섰지만 소사는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등 세 명 중 한 명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결승에서 맞붙은 건 부상으로 불참한 제이슨 지암비와 켄 그리피 주니어 대신 참가한 미겔 테하다(볼티모어)와 랜스 버크먼(휴스턴)이었고 결국 테하다가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살아있는 공이 아닌 배팅볼을 친다는 점도 최희섭이 희망을 접기엔 이른 이유다. 더비 참가자들에게 공을 던져주는 투수는 현역 선수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각 팀의 코치나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이다. 오른손잡이들이 던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왼손 타자인 최희섭으로선 더더욱 이변을 노려봄 직하다.
올해 홈런 더비는 케이블 채널 X스포츠를 통해 국내에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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