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노의 새로운 '저주' 대상은 본즈?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10 16: 56

'저주는 계속된다'.
온갖 징크스가 난무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저주는 바로 '밤비노의 저주'다.
이탈리아 말로 아기를 뜻하는 밤비노는 바로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애칭이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펜웨이파크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919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하면서 시작된 '밤비노의 저주'는 지난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물리치고 정상에 등극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종식을 고한 줄로만 알았던 '밤비노의 저주'가 그 대상을 바꿔 계속 지속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로운 저주의 대상은 바로 역사상 3번째로 700홈런 고지를 돌파한 배리 본즈(41).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03년 7월 14일. 올스타 경기를 앞두고 본즈는 시카고에서 기자들을 만나 "루스를 반드시 뛰어넘고 최고의 좌타자가 되겠다"며 호언장담한 후 "이미 장타율에서는 루스를 앞질렀고 조만간 그의 홈런 기록도 경신할 것이다. 앞으로 더 이상 루스의 이름을 내 앞에서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열변을 토했다.
당시만 해도 야구 팬들의 가슴 속에 최고의 수퍼스타로 자리매김한 루스의 홈런 기록을 본즈가 깨는 것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지난 2001년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최다 기록인 73개의 아치를 그렸던 본즈는 2003년 5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는 등 전반기에만 홈런을 30개나 때렸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말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 역대 2위인 루스는 물론 행크 애런의 통산 최다 기록을 새롭게 갈아치우는 것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 때부터 새로운 저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로부터 한 달 후인 2003년 8월. 본즈의 아버지인 바비 본즈가 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것을 시작으로 9월에는 연방수사관이 본즈 트레이너의 집과 스테로이드를 제조해 공급한 혐의를 받은 '발코'사의 사무실을 급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후반기에 고작 15개의 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친 본즈는 그 해 10월 포스트시즌에서 플로리다 말린스에게 1승 3패로 허무하게 패배를 당했다. 이 시리즈에서 본즈는 고작 안타 2개만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로부터 2주 후 본즈는 연방 대법원에 증인으로 불려 나가 스테로이드 복용에 대해 진술을 하는 운명에 처해졌다.
스테로이드와 관련된 수많은 질문 세례 속에 침묵으로 일관하며 맞은 2004시즌에는 본즈에 대한 투수들의 노골적인 기피가 이어져 무려 232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또 9월말 숙명의 라이벌 LA 다저스와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벌인 최후의 사투에서 9회말 스티브 핀리에게 통한의 글랜드슬램을 허용, 본즈는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또 다시 미뤄야 했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본즈가 연방대법원에서 스테로이를 복용했다고 고백한 사실을 보도했다. 한술 더 떠 그의 옛 애인이었다고 주장한 한 여성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본즈가 과거 자신에게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다고 말을 했다고 폭로, 스테로이드인지 모르고 복용했다고 줄기차게 오리발을 내밀었던 본즈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2005년은 본즈에게 최악의 해가 되고 있다. 오프시즌 동안 세 차례나 무릎 수술을 받은 본즈는 아직 그라운드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그의 소속팀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근 9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올리고 있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상태다.
현재 703개의 홈런을 기록 중인 본즈가 루스의 기록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12개만 더 때리면 된다. 전성기 때 실력이라면 한 달 동안에도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본즈가 '밤비노의 저주'를 극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언제 또 다른 불운이 본즈에게 닥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