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감독님, 너무합니다'
OSEN U05000018 기자
발행 2005.07.11 07: 34

도대체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방망이감이 올 만하면 벤치에 앉혀놓는다. '빅초이' 최희섭(26.LA 다저스)이 짐 트레이시 감독의 들쭉날쭉한 기용으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전서 생애 첫 3루타를 포함해 2안타를 때리며 모처럼 방망이에 불을 붙인 최희섭은 11일 경기에는 선발 출장 명단에서 빠졌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 나오면 으레 '플래툰 시스템' 적용으로 벤치를 지켰지만 이날은 우완 투수인 브랜든 배키가 나왔음에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된 것이다. 대신 선발 1루수로는 다리 햄스트링이 안 좋은 2루수 제프 켄트가 기용됐다. 켄트가 부상 징후가 있어 수비범위가 넓은 2루보다는 1루로 기용하기 위해 최희섭을 뺀 것으로 여겨진다. 최희섭은 이날 5-6으로 뒤진 9회초 선두 타자 제이슨 그라보스키 대신 대타로 나섰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트레이시 감독의 '김빠지는 기용'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트레이시 감독은 묘하게도 최희섭의 방망이가 상승세를 탈 만하면 벤치에서 쉬게 하고 있다. 상대가 좌완 선발일 때는 그래도 이해가 되지만 그렇지도 않은 상황에서도 최희섭을 쉬게하는 바람에 방망이감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경기만 봐도 이런 현상은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최희섭이 4게임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돌풍을 일으킬 때도 트레이시 감독은 1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상대 선발이 좌완 마크 벌리라는 이유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방망이감을 잃게 만들었다. 불방망이가 식은 최희섭은 이후 21타수 무안타의 극심한 부진에 허덕여야 했다. 또 6월 26일 22타수만에 안타의 물꼬를 튼 후 28일 샌디에이고전서 2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불붙는 듯하던 방망이는 30일 좌완 선발 대럴 메이가 등판하면서 벤치를 지키게 돼 또 다시 식어버렸다. 지난 5일 콜로라도전서는 좌타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언더핸드인 김병현이 선발 등판했음에도 트레이시 감독은 최희섭을 벤치에 머물게 했다. 6월 30일 이후 6게임서 안타 한 개도 때리지 못하며 고전하던 최희섭이 지난 9일 휴스턴전서 로저 클레멘스를 상대로 생애 첫 안타를 뽑아낸 데 이어 이튿날 2안타를 때렸어도 트레이시 감독은 11일 선발 출장 기회를 주지 않았다. 최희섭으로선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해 가타부타할 사안은 아니지만 들쭉날쭉한 기용 때문에 타격감을 유지하고 살려내기가 힘든 것만은 사실이다. 물론 대타로 출장했어도 안타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최희섭도 원인 제공을 하기는 했지만 트레이시 감독의 '옹고집 기용법'은 이해하기 힘든 구석이 많다. 더욱이 방망이가 상승세를 탈 만하면 벤치에 앉게 돼 최희섭의 타율은 쉽사리 올라가지 않고 있다. 결국 최희섭은 전반기를 2할 3푼 6리의 타율에 13홈런 32타점으로 마감하고 후반기를 기약하게 됐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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