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떠난 여행, 올드스타전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15 22: 50

KBA(대한야구협회) 올스타팀 4번 타자 김성한(군산상고 감독.이하 존칭 생략)은 타석에 서자 여전히 '오리 궁둥이'를 내밀었다. 양쪽 귀를 다 막은 앙증맞은 헬멧 속에서도 KBO(한국야구위원회) 올스타 한대화(삼성 수석코치)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이 났다.
한국 프로야구 전현직 코칭스태프와 스타 선수 출신들이 총출동한 삼성PAVV 올드스타전이 15일 저녁 인천 문학구장에서 펼쳐졌다. 7이닝 경기로 펼쳐진 이날 게임에서 한국 프로야구 24년 역사의 산 증인들인 양팀 올드스타 50명은 문학구장을 찾은 올드 팬들을 세월 너머로 안내했다.
유남호(기아 감독) 계형철(중앙고 코치)의 선발 맞대결로 경기가 플레이볼됐는가 싶더니 1루 덕아웃에서 김응룡 감독(삼성 사장)이 득달같이 달려나왔다. 유남호가 연속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내주자 '가차없이' 최동원(한화 코치)으로 교체하는 모습은 5회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두고도 승리 요건을 갖추기 직전인 선발 투수에게서 공을 빼앗던 현역 시절 모습 그대로였다. 구원 등판한 최동원의, 메이저리그에서도 보기 힘든 다이내믹한 투구폼도 그때 그대로였다.
87,93년 홈런왕 타이틀을 두 차례나 차지했던 김성래(SK 코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문학구장 외야 2층 관중석에 꽂히는 파울 홈런을 날리더니 5회 문희수(동강대 감독)를 상대로 120m 센터 펜스 상단에 직접 맞는 2루타를 날렸다. 은퇴한 지 8년이나 지난 김태원(동성고 코치)은 5회 박흥식(삼성 코치)을 상대로 3개 연속 시속 140km의 강속구를 뿌려댔다. 김재박(현대 감독)에 이어 교체 투입된 유격수 유중일(삼성 코치)의 잰 발놀림도 현역 시절과 다름이 없었다.
하지만 세월을 어쩔 수는 없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3차례나 수상한 '여우' 김재박(현대 감독)은 공이 높이 뜨자 두 번이나 만세를 불렀고 3루수 한대화는 나창기(호원대 감독)의 내야 땅볼 때 KBA팀 2루 주자 천보성(한양대 감독)을 터치아웃시킬 수 있었는데도 살려주는 실수를 범했다.
올드스타들의 구겨진 체면을 선동렬(삼성 감독)이 말끔히 씻어줬다. 줄곧 끌려가던 KBO팀이 6회말 유중일의 동점타, 이정훈(한화 코치)의 역전타로 5-4로 뒤집기에 성공한 뒤 7회초 마무리에 등판한 선동렬은 최고 140km의 강속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넣으며 삼진 3개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믿었던' 한대화가 공을 빠뜨리는 실책을 범하는 바람에 동점 위기에 몰렸지만 140km의 빠른 공을 바깥쪽 꽉차게 꽂아넣으며 게임을 끝냈다. 선동렬은 11년만에 다시 손발을 맞춘 장채근(기아 코치)과 기분좋은 포옹을 나누며 팬들과 함께한 추억 여행을 마무리했다.
올드스타팀은 이날 우승팀 상금 500만원과 MVP(선동렬) 우수선수 상금 등 1000만원을 암으로 투병 중인 박현식 삼미 슈퍼스타스 초대 감독과 이종남 전 스포츠서울 이사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