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메이로, 꾸준함으로 일군 3000안타-500홈런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16 13: 52

'꾸준함'이 '화려함'을 이겨냈다. 라파엘 팔메이로(41.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 타격 기록의 최고봉인 500홈런과 3000안타 고지를 모두 정복한 사상 4번째 선수가 됐다.
팔메이로는 16일(한국시간)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에서 4-1로 앞선 5회초 시애틀 선발 조엘 피네이로를 상대로 왼쪽 담장을 원바운드로 맞는 2루타를 날렸다.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2003년 500홈런을 돌파했던 팔메이로는 역대 26번째로 3000안타를 날리며 은퇴한 행크 애런, 윌리 메이스,에디 머리에 이어 메이저리그 사상 4번째로 500홈런-3000안타 기록을 작성했다. 애런과 메이스, 머리는 모두 명예의 전당에 헌액돼 있다.
쿠바 난민 출신 팔메이로가 세운 대기록은 화려함보다 꾸준함이 더 빛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986년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팔메이로는 90년 최다안타 1위에 오른 걸 제외하면 타격왕과 홈런왕 타점왕 등 주요 타이틀을 한 번도 차지한 적이 없다. 한 번도 시즌 50홈런을 돌파한 적이 없고 200안타를 넘긴 시즌도 한 해뿐이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동기인 배리 본즈를 비롯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등의 그늘에 가렸지만 팔메이로는 끈기와 인내로 대기록을 향한 발걸음을 계속해왔다.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 중 최다 경기 출장(2810경기)을 기록하고 있는 팔메이로는 데뷔 후 올 해까지 단 한 번도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적이 없다.
파워와 정확성이라는 함께 갖기 힘든 두 가지의 궁극적인 결합을 뜻하는 500홈런-3000안타는 메이저리그의 숱한 전설적 타자들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최다안타 1위(4256개)인 피트 로즈는 홈런이 160개에 불과했고 최다안타 2위 타이 콥은 4189개의 안타를 날리는 동안 117개에 그쳤다. 최근 선수론 '타격의 달인' 토니 그윈도 3141개 안타에 홈런은 135개에 그쳤고 칼 립켄 주니어는 2001년을 끝으로 은퇴할 때까지 21년간 3184개의 안타를 날렸지만 홈런수(431개)가 모자랐다.
가장 아깝게 기록을 놓친 선수는 현재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인 프랭크 로빈슨이다. 586개의 홈런을 날려 역대 5위에 랭크돼 있는 로빈슨은 은퇴 5년 전에 진작 500홈런을 넘었지만 2943개로 3000안타에 57개를 남겨놓고 1976년 선수 생황을 마감했다. 마크 맥과이어(583홈런-1626안타)도 새미 소사(583홈런-2277안타)도 팔메이로에 근접하진 못하고 있다. 그러니 팔메이로의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을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이 기정사실화할 만도 하다.
6살 때 가족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쿠바를 탈출한 팔메이로는 마이애미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프링캠프 밖으로 날아오는 홈런 공을 주으며 메이저리그 선수의 꿈을 키웠다. 1982년 뉴욕 메츠로부터 8라운드에 지명을 받지만 미시시피주립대에 장학급을 받고 진학, 소속 리그 사상 첫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85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2순위)서 시카고 컵스에 지명을 받고 배리 본즈, B.J.서호프, 윌 클라크, 배리 라킨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파워 히터를 원하는 팀의 기대와 달리 나무 배트에 적응하지 못해 88년말 텍사스 레인저스로 트레이드됐다. 볼티모어에서 그림처럼 부드러운 스윙과 빠른 스피드에 힘을 싣기 시작, 정교함과 힘을 함께 갖춘 장거리 타자로 변신했고 이후 텍사스-볼티모어 두 팀만 옮겨다니며 메이저리그 대표 1루수로 만개한 기량을 과시해 왔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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