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사이에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걸까. 지난 겨울 FA 최대어로 수많은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은 카를로스 벨트란(28)의 '페드로 도우미' 노릇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페드로 마르티네스(34)가 등판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터지는 벨트란의 방망이에 대해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도 '불가사의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벨트란은 올 시즌 전반 타율 2할6푼6리에 10홈런 44타점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지만 마르티네스가 등판하는 날이면 불을 뿜었다. 전반기 날린 홈런 10개 중 무려 9개를 마르티네스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터뜨린 것. 마르티네스가 등판한 경기에선 타율 3할2푼2리에 22타점을 올린 반면 나머지 경기를 통틀어선 타율 2할5푼에 22타점에 그쳤다. 합리적인 설명을 달기 불가능한 격차다. 이에 대해 는 18일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회사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Elias Sports Bureau)'의 조사 결과 '한 시즌 두 자릿수 이상 홈런을 날린 타자가 특정 선발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자신의 홈런의 70퍼센트 이상을 기록한 경우는 메이저리그에서 한 번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벨트란이 후반기에도 전반처럼 페드로 도우미 노릇을 이어간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전무후무할 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이쯤 되니 메츠 내에서도 난리다. 톰 글래빈은 "마르티네스의 배번 45번을 달고 던지겠다"고 농담을 던졌고,윌리 랜돌프 감독은 "(벨트란의 방망이가 계속 터지게) 마르티네스를 매일 마운드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벨트란은 "나도 이유를 모르겠다. 신의 뜻이 아닐지"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고 장난꾸러기 마르티네스는 "벨트란이 다른 선발투수를 위해 홈런을 쳐도 시샘하지 않겠다"며 딴청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유가 뭘까. 는 벨트란과 마르티네스의 메츠 입단 과정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투타 최대어로 엄청난 관심을 모은 두 사람은 한 달의 시차를 두고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양키스 등 수많은 팀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메츠를 택한 데 대해 벨트란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마르티네스의 메츠 입단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퍼스타인 마르티네스가 등판하는 경기면 스포트라이트가 자신에게만 집중되지 않아 벨트란으로선 한결 부담없이 경기에 나설 수 있고 그 결과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일 수도 있다. 심리학 박사 앨런 랜스도 비슷한 설명을 내놓았다. "(페드로처럼) 믿음을 주는 투수가 던지는 날이면 모두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서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누구보다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보낸 7년간 마르티네스는 지금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투수였지만 올해 로저 클레멘스(휴스턴)처럼 타선 지원을 거의 받지 못했다. 1점으로 막으면 완봉패, 2점으로 막는 경기에선 한 점을 내는 데 그치는 경기가 수두룩했다. 마르티네스만 등판하면 침묵하는 팀 타선에 대해 보스턴 지역 신문들은 '페드로가 완벽하게 막아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타자들이 느슨해지는 것 아닐까'하는 하릴없는 추측을 내놓았을 뿐이다. 마르티네스가 후반기 첫 등판한 1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벨트란은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1회 선제 결승 타점 등 2타점을 올렸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