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마린스의 이승엽(29)이 강해졌다.
단순 수치로만 봐도 홈런이나 타점에서 지난해 성적(14홈런 50타점)을 이미 넘어섰거나 근접해 있다. 더욱 고무적인 건 타이밍이다. 극적인 시점에서 홈런이 곧잘 터진다. 7월 들어 터뜨린 5개의 홈런 가운데 4개가 박빙의 승부에서 터져 나왔다.
7월을 여는 1일 세이부전에서 선제 투런 홈런을 때렸고 이어 4일 니혼햄전에선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특급 고졸신인 다르빗슈 유에게서 비거리 150m짜리 초대형 역전 투런포를 쏴올렸다. 특히 이 홈런은 도쿄돔 외야의 나가시마 시게오 전 요미우리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광고판을 그대로 맞혀 일본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또 6일(니혼햄전) 나온 19호 홈런은 9회 2사 그것도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터져나온 동점 투런 홈런이었다. 여기다 이승엽은 18일 니혼햄전에서도 연장 11회초에 또 한 번 2사 그리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결승 투런 홈런을 쳐내 팀을 3연패에서 구해냈다. 이 4개의 홈런이 터진 날 지바 롯데는 전부 승리를 따냈다. 소위 '소프트 넘버'로 불리는 드러난 수치만 그럴 듯하고 영양가는 별로 없는 일부 공갈포 용병들과는 확연히 다른 이승엽이다.
올 시즌 이승엽은 21개의 홈런 가운데 ⅓을 웃도는 9개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나왔다. 투 스트라이크 노 볼 때를 제외하곤 나머지 카운트에서 3개씩 쳐냈다. 18일 결승 투런도 투 스트라이크 원 볼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풀카운트에선 홈런 3개에 타율이 3할 4푼 8리에 이른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이승엽의 올 시즌 홈런 21개가 전부 솔로(15개) 아니면 투런(6개) 홈런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루 때 타율이 3할 3푼 3리(6타수 2안타 1볼넷)에 이르고 득점권 타율은 2할 8푼 8리로 결코 나쁘지 않다. 파워 배팅과 팀 배팅을 상황에 맞춰 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왜 지바 롯데 구단이 1년 사이에 "2년간 5억엔(약 50억원)" 운운하면서 잔류를 내심 바라는지 짐작되는 대목이다.
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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