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의 손익계산서는 시간이 지나야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적어도 19일(이하 한국시간) 김병현(26,콜로라도)에겐 답이 분명했다. 최근 콜로라도 로키스가 단행한 일련의 트레이드가 승리를 따내는데 전혀 보탬이 안됐다는 것이다.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은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또 다시 불펜 때문에 시즌 3승에 실패했다. 전반기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 5일 LA 다저스전의 재판이었다.
당시 다저스전에서 김병현은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다. 하지만 3-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자마자 바비 시가 대만 출신 천진펑에게 2타점 적시타, 오스카 로블레스에게 동점타를 맞고 김병현의 승리를 날렸다.
이날 워싱턴전에서도 콜로라도 불펜은 7회 김병현으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자마자 한 이닝도 못 버티고 4-2 리드를 날려버렸다. 마이크 데이잔이 만루를 채워주자 중견수 코리 설리번이 악송구까지 범해 한 방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두 경기가 얄궂게도 닮은 꼴이다.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이날 김병현의 승리가 날아가는 과정엔 최근 콜로라도가 단행한 트레이드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었다. 콜로라도는 지난 14일 중견수 프레스턴 윌슨을 워싱턴으로 보내고 투수 자크 데이와 외야수 J.J. 데이비스를 데려왔다. 윌슨 대신 중견수로 나선 설리번은 동점을 허용하는 결정적 실책을 범한 반면 워싱턴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천적' 윌슨은 1회 김병현에게 적시타를 날리는 등 2타수 2안타 3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콜로라도는 윌슨을 트레이드한 같은 날 좌완 선발투수 조 케네디와 우완 불펜요원 제이 위터식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보내고 외야수 에릭 번스와 마이너리그 유격수 오마르 킨타니야를 받았다. 불펜 방어율이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29위(18일 현재 5.63)인 콜로라도 불펜에서 위터식은 그나마 제몫을 해주는 선수였다(트레이드 당시 방어율 2.52). 위터식이 있었다면 7회 시작부터 또는 데이잔이 연속 주자를 출루시키며 흔들렸을 때 마운드에 올랐을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올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윌슨과 위터식을 내보내 몸집을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그 트레이드가 김병현에겐 바로 부메랑이 돼서 날아왔다. 올 시즌 김병현에게는 이래저래 운이 따르지 않는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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