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투구수가 문제냐'.
텍사스 레인저스 박찬호(32)가 모처럼 '특급 선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최근 경기서 초반 많은 투구수로 인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미국 언론의 빈축을 샀던 박찬호는 2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서는 여보란듯 투구수를 조절해가며 7이닝을 넘게 던지는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7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다가 8회초 1사 후 1실점, 아쉽게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시종 안정적인 피칭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7⅓이닝으로 올 시즌 최다 이닝 소화.
박찬호의 이날 호투 비결은 어느 때보다 안정된 컨트롤과 살아날 기미를 보인 파워 커브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찬호는 이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어느 때보다도 많았다. 8회 1사까지 총 29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경우가 20번이었을 정도로 유리한 볼카운트로 게임을 쉽게 풀어나갔다.
1회를 공 5개로 간단히 끝낸 것을 비롯 4회 20개가 가장 많은 이닝별 투구수였다. 전날 미국 인터넷사이트인 'CBS스포츠라인'이 최근 13경기서 이닝당 평균 19개의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비꼬은 것을 보란듯이 뒤집었다. 7회까지 100개의 이상적인 투구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전 경기서 구사되지 않아 고전했던 예전의 주무기였던 80마일(128km) 안팎의 빠른 커브가 주효, 초반 투구수를 아낄 수 있었다. 파워 커브는 특히 좌타자들의 몸쪽으로 파고들면서 위력을 발휘, 5번부터 9번까지 줄줄이 배치됐던 양키스 좌타자들을 괴롭히며 연신 헛방망이가 돌게 했다.
물론 경기 초반 양키스 타자들이 초구부터 적극 공략에 나서며 방망이를 휘두른 것도 초구 스트라이크로 연결되며 투구수를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지난 4월 23일 양키 스타디움 경기서도 박찬호의 투구에 말려 6⅔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고전했던 기억 때문인지 양키스 타자들은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이날도 박찬호 공략에는 실패했다.
박찬호는 총 투구수 109개(스트라이크 65개)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빅리그 최고의 호화멤버인 양키스 타선을 상대로 특급 피칭을 펼쳤다.
아메리퀘스트필드(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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