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와 '리턴매치' 하든, '장외 3관왕'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21 15: 23

94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243차례 선발 등판하는 동안 박찬호(32.텍사스)는 현역 최다승 투수 로저 클레멘스(휴스턴)와 한 번도 맞대결한 적이 없다. 최고의 좌완 '빅 유닛' 랜디 존슨(뉴욕 양키스)도 아직 만난 적이 없고 '제구력의 마술사'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와도 같이 마운드에 올라 겨룬 일이 없었다.
'최고 중의 최고' 가운데서도 톱클래스에 속한 대투수들과 맞대결은 거의 없었지만 그렇다고 박찬호가 호락호락한 상대들과만 싸워 통산 100승을 넘어선 건 아니다. 멀리 볼 것 없이 7⅓이닝 1실점으로 빛나는 호투를 한 지난 2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서 격돌한 마이크 무시나도 메이저리그 현역 선수 중 최고의 어깨다. 무시나는 15년간 볼티모어-양키스 두 팀에서만 뛰면서 220승을 따내 데이빗 웰스(보스턴)와 함께 현역 투수 중 통산 다승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격돌에선 박찬호도 무시나도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박찬호는 텍사스 입단 첫 해인 지난 2002년에 무시나와 처음 맞붙어 승리를 따내며 무시나에게 패전을 안긴 바 있다. 박찬호는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와도 2003년 선발 맞대결해 패전 투수가 됐지만 7이닝 4실점으로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는 25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에서 열흘만에 다시 맞붙게 될 리치 하든의 리턴매치는 박찬호에게 분명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든은 올해가 메이저리그 데뷔 3번째 시즌이고 나이도 24살 밖에 안됐지만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투수 중 구위가 첫 손에 꼽히고 있다. 하든은 박찬호에게 후반기 첫 패를 안겼던 지난 15일 텍사스전에서 8회 1사까지 퍼펙트를 이어간 데 이어 LA 에인절스 에이스 제로드 워시번과 맞붙은 20일 경기서도 8회까지 단 2피안타 무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완봉에 가까운 투구를 보였다.
9회 연속 안타를 맞고 강판, 연속 완봉은 놓쳤지만 메이저리그는 '영 에이스'의 무서운 질주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클랜드 지역신문인 은 21일 하든이 투수 부문 각종 기록에서 '장외 3관왕'이라고 전했다. 5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복귀한 탓에 승수(7승4패)는 떨어지지만 방어율 피안타율 장타허용률 등 투수의 위력을 재는 각종 척도에선 아메리칸리그에서 단연 으뜸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든은 올 시즌 방어율 2.11에 피안타율 1할8푼6리, 장타허용률 2할7푼6리로 믿기지 않는 위력을 보이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아메리칸리그 투수들 중 세 부문 1위인 로이 할러데이(토론토,2.41) 배리 지토(오클랜드,.216) 할러데이(.326)의 기록을 모두 크게 앞서고 있다. 은 '20일 현재 규정이닝에 9이닝 모자란 하든이 앞으로 2~3번 더 선발 등판하면 규정 횟수를 채울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23일 부상자명단에서 복귀한 뒤로 6차례 선발 등판에서 방어율 1.34를 기록하는 등 하든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어쩌면 제2의 클레멘스, 제2의 페드로가 될지 모를 하든과 재대결은 박찬호에게 설욕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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