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신화, 한국 이어 호주까지 이어질까'. 5차례의 월드컵 본선 출전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PSV 아인트호벤 감독이 22일(이하 한국시간) 호주 국가대표팀을 맡았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피크 리옹과의 피스컵 2005 코리아 대회 A조 예선 최종전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주축구협회와 세부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21일 극비리에 홀로 시드니로 날아가 호주축구협회와 계약했다. 호주는 월드컵과 관련 60, 70년대 지역 예선서 번번이 한국의 덜미를 잡았던 '천적'이었던 한편 스스로도 '통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2002년 월드컵 이전 본선에서 단 1승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 못지 않게 월드컵에 맺힌 한이 깊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지상목표'였던 16강을 넘어서 4강까지 진출한 히딩크 감독이 호주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호주 축구의 한'도 풀어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74년 서독 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 서독 동독 칠레와 같은 조에 편성됐던 호주는 1무 2패에 그쳤고 3경기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호주는 이후 아시아축구연맹과 오세아니아축구연맹을 떠돌며 월드컵 본선 진출의 관문을 두들겼지만 단 한번도 본'꿈의 제전'에 참석하지 못했다. 호주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잉글랜드 등 유럽 프로축구무대에서 활동해 훌륭한 인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해 본선 일보 직전에서 좌절하곤 했다. 선수들의 면면과 기량을 고려해봤을 때 단순히 운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올 정도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진출권을 놓친 것은 호주 축구사에 두고두고 통한의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1997년 11월 치른 홈앤드어웨이의 플레이오프에서 호주는 테헤란 원정경기를 1-1로 비긴 후 같은 달 29일 멜버른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전반전을 2-0으로 마치며 본선행 9부 능선에 올랐다. 그러나 호주는 후반전 두 골을 잇달아 허용하며 무승부에 그쳤고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이란에 본선행 티켓을 빼앗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짓는 플레이오프 최종관문에서도 첫 경기의 승리를 지키지 못하고 2차전에서 참패하며 본선행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호주는 2001년 11월 치른 우루과이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본선행의 꿈을 부풀렸으나 우루과이 원정경기에서 0-3으로 대패하며 본선행 직전에서 또다시 분루룰 삼켰다. 호주는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하고 30여년간 국제 축구계의 변방에 머물고 있지만 잠재력 만큼은 대단한 나라로 평가된다. 본선에만 진출한다면 충분히 '사고'를 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나라다. 일단 호주 축구는 '하드웨어'가 튼실하다. 해리 키웰, 마크 비두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스타들을 배출했고 국가대표선수들의 대부분이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다. 여기에 월드컵에서 2회 연속 4강 진출을 이뤄낸 승부사 거스 히딩크 감독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력이 가미되면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또 오세아니아축구연맹 소속으로는 마지막인 이번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고 나면 아시아축구연맹 회원국으로 나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부터는 단골로 본선에 진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김정민 기자 cjones1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