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스, 방어율 신기원 도전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7.23 08: 28

야구선수로는 황혼을 지난 43살의 나이에도 메이저리그 데뷔 21년만에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로켓' 로저 클레멘스(휴스턴).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이 '클레멘스가 다음 번 은퇴 선언 뒤에는 또 몇 승을 거둘지 아무도 모른다'고 농담할 만큼 클레멘스의 올 시즌은 경이 그 자체다. 현역 최다승(335승 168패) 투수인 클레멘스는 올 시즌 129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21자책점만 허용, 방어율 1.47을 기록하고 있다. 양대 리그 투수 중 그 다음으로 방어율이 좋은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2.34)보다 거의 1점이 낮은 수치다. 올 시즌 19차례 선발 등판한 가운데 7번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그 중 6번은 7이닝 이상을 던졌다. 나머지 12번에서도 10번을 2자책점 이내로 막는 등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17번의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 중이다. 홈구장의 덕을 본 건 물론 아니다. 휴스턴의 홈인 미니트메이드 파크는 비대칭에 파울 지역도 좁아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클레멘스는 올 시즌 11차례 홈 등판에선 방어율 2.25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8번의 원정 등판에선 53이닝동안 단 2자책점으로 방어율 0.34를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율도 고작 1할 8푼 9리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그를 능가하는 '인간'은 없다. '외계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뉴욕 메츠, 피안타율 1할 8푼1리)만이 그의 앞에 있을 뿐. 어쩌면 마지막 시즌일지 모를 해에 이런 성적을 낼 투수가 다시 또 나올 수 있을까. 23일(한국시간) 휴스턴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클레멘스가 현재 방어율을 시즌 끝까지 지키면 1968년 밥 깁슨(세인트루이스)의 1.12 이후 최고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밥 깁슨의 기록은 메이저리그 역대 4위에 해당하지만 공의 반발력이 지금보다 훨씬 작았던 초창기의 이른바 '데드볼 시대(dead-ball era)' 이후론 최고의 기록이다. 깁슨이 1.12라는 놀라운 방어율을 달성한 1968년은 투고타저가 절정에 달했던 해였다. 그해 다승 1위는 대니 매클레인으로 무려 31승. 보다 못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듬해인 1969년부터 모든 구장의 마운드를 15인치에서 10인치로 깎아내렸다.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배리 본즈로 이어지는 무시무시한 타고투저의 뿌리는 여기서 비롯됐다. 깁슨 이후 지난해까지 가장 좋은 시즌 방어율은 1985년 드와이트 구든(뉴욕 메츠)의 1.53, 94년 그렉 매덕스(당시 애틀랜타)의 1.54였다. 94년은 선수노조 파업으로 시즌이 중단된 해로 매덕스는 이듬해 풀시즌을 뛰면서 19승 2패, 방어율 1.6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가 태동한 1876년부터 거슬러 올라간다면 클레멘스가 현재 방어율로 시즌을 마칠 경우 역대 31위에 오르게 된다. 그러나 유의미한 기록으로는 진정한 메이저리그 사상 한 시즌 최고일 수 있다. 지금 메이저리그 팬들은 한편의 역사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클레멘스는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 시즌 20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