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재현인가.
'빅초이' 최희섭(26)의 홈런포가 좀처럼 터지지 않고 있다. 최희섭은 25일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 LA 다저스의 6번타자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시즌 타율이 2할3푼7리로 추락했다.
최희섭이 마지막으로 홈런포를 터뜨린 것은 지난달 15일 캔사스시티 로열스전이다.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홈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인터리그 3연전에서 무려 6방의 홈런을 때려낸 뒤 15일 1개를 추가, 4게임서 7홈런으로 기세를 올렸던 최희섭이지만 벌써 40일 넘게 단 한 개의 홈런도 추가하지 못해 체면이 말이 아니다.
짐 트레이시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쪽선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후반기에 들어 홈런 구경하기가 힘든 징크스는 3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2003년 시카고 컵스 시절 올스타전 이전까지 2할3푼9리 7홈런을 기록했던 최희섭은 후반기에는 1할4푼, 1홈런의 초라한 성적을 올렸다. 결국 '컵스의 미래'라는 찬사와는 달리 플로리다 말린스의 데릭 리와 트레이드되는 운명에 처해졌던 최희섭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에는 연일 홈런포에 불을 붙여 한때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내셔널리그 홈런 부문 2위를 달리는 등 신세대 거포로서 주가를 높였다.
올스타전 이전까지 2할7푼5리, 14홈런을 기록한 최희섭은 지난해 7월 29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말린스 유니폼을 입고 시즌 15호 홈런을 때려낸 뒤 다저스로 또 다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러나 왼손 거포로서 큰 기대를 걸었던 다저스의 희망과는 달리 최희섭은 이적 후 단 한개의 홈런포도 쳐내지 못하는 부진을 보인 끝에 결국 벤치 워머로 전락했다.
1996년 이후 다저스가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후반기에 극심한 슬럼프를 보인 최희섭은 25인 로스터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구경꾼 신세가 되었던 것.
올 시즌에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홈런포를 전혀 쏘아올리지 못하고 있는 최희섭은 오른쪽 투수가 나서는 경기에서조차 벌써 3차례나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발인 제이슨 슈미트를 상대로 통산 13타수 무안타 8삼진으로 약했기 때문에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한 것은 수긍이 간다. 그러나 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의 존 리버와는 1타수 무안타, 24일 뉴욕 메츠전의 페드로 마르티네스와는 단 한 차례도 대결한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로 밀린 것은 최희섭이 후반기에 약하다는 트레이시 감독의 고정관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25일 메츠전에서는 상대 선발로 통산 9타수3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우완 크리스 벤슨을 상대로 우익수 플라이 2차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좌투수에게 약하고 후반기에는 맥을 못 추는 반쪽 선수라는 오명에서 최희섭은 언제쯤이나 벗어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손지석 통신원 andre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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