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로 각종 국내 매체들에 '도우미'란 말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박찬호가 선발 등판한 날 홈런을 날리거나 맹타를 휘두른 팀 동료를 '박찬호 도우미'로 부르는 식이다. 후반기 들어서 주춤하긴 하지만 카를로스 벨트란(뉴욕 메츠)도 올시 즌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등판하는 날 유독 홈런을 많이 쳐 '페드로 도우미'로 불리고 있다. 두산 포수 홍성흔(28)에겐 '리오스 도우미'라는 칭호를 붙여줘야할 것 같다. 어차피 투수와 배터리를 이뤄 승리를 만들어내야 할 포수에게 도우미라 따로 칭호를 붙이는 게 좀 그렇지만 사연이 있다. 홍성흔은 리오스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가진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마스크를 쓰고 풀게임을 뛰었다. 첫 등판인 지난 19일 한화전이야 그렇다치고 24일 LG전은 나설 상황이 못 됐다. 올해 이런저런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홍성흔은 한화와 3연전 마지막 날인 21일 박명환의 공을 잘못 받아 왼손바닥에 심한 타박상을 입은 터였다. 22,23일 LG전에 이틀 연속 홍성흔 대신 마스크를 쓴 용덕한이 2루타 두개를 날리는 등 타격감이 괜찮아 홍성흔이 하루 더 쉬나 했다. 하지만 홍성흔은 24일 경기에 선발 포수로 나섰고 리오스가 9회 2사까지 무실점을 기록한 리오스와 다시 한번 찰떡 궁합을 이뤘다. 홍성흔은 경기 후 "타박상이 심해 사실 오늘까지는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리오스가 내가 마스크를 쓰길 많이 원해 출장했다"며 "내가 또 ABC(영어)가 좀 되지 않냐"며 웃었다. 19일 한화전에서 무실점 승리를 따낸 뒤 리오스가 "포수 리드가 좋았다. 홍성흔이 정상급 포수로 타자들을 잘 알고 있어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한게 빈말이 아니었던 셈이다. 홍성흔은 이날 양팀 득점 없던 6회초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려 방망이로도 리오스와 팀 승리의 '도우미'가 됐다. 두산 이적 후 리오스의 첫 등판이었던 19일 한화전에서도 8회 적시타로 마지막 3점째를 내 3-2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던 홍성흔은 24일 LG전 후 "저런 선수가 어떻게 퇴출됐는지 모르겠다. 두 말 필요없고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리오스 칭찬에 열을 올렸다. 경기 중엔 공수에서 돕고 경기 끝나면 '홍보대사'로 뛰고. 도우미가 맞긴 맞나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