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현재의 6개 지구로 나뉜 건 지난 94년부터다. 아메리칸-내셔널 양대 리그 모두 지구 1위 세 팀과 2위 팀 중 승률이 가장 높은 와일드카드 팀 등 총 8개 팀이 디비전시리즈(LDS)-챔피언십시리즈(LCS)를 통해 월드시리즈 진출을 가리는 플레이오프 방식도 그 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내셔널리그의 경우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가 동부지구에서 중부지구, 휴스턴과 신시내티는 서부지구에서 중부지구, 애틀랜타는 서부지구에서 동부지구로 옮기는 등 양대 리그 모두 이합집산이 있었다.
94년 첫 해는 샐러리캡 도입을 반대한 선수노조의 파업으로 월드시리즈가 무산됐지만 95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같은 지구 체제와 플레이오프 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구 재편의 결과 탄생한 '막내' 중부지구는 지난해까지 10년간 한 번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 10년간 동부지구 팀은 8차례나 우승을 거머쥐었고 서부지구 팀도 2차례 월드시리즈 정상에서 헹가래를 쳤다. 최근 4년간만 봐도 애리조나(2001년)-애너하임(2002년) 등 서부지구가 2년 내리 패권을 차지하더니 플로리다(2003년)-보스턴(2004년) 등 동부지구가 다시 힘을 쓰는 양상이다. 중부지구는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중부지구가 지구 세분화 이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뒤에는 양대 리그 동부지구에 포진한 막강 명문 뉴욕 양키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있다. 양키스는 10년간 6번이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아메리칸리그 중서부 지구 팀들의 우승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고 애틀랜타도 디비전시리즈에서 4번이나 중부지구 팀을 꺾으며 앞 길을 가로막았다.
10년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중부리그 팀은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95,97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등 세 팀뿐이었다. 기회가 적으니 확률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노릇이다.
시카고 컵스 등 몇몇 팀을 제외하면 대부분 시장이 작은 '스몰 마켓(small market)' 팀이 중부지구에 몰려있는 것도 부진의 이유로 보인다.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의 성공 신화를 다룬 베스트셀러의 제목 이 말해 주듯 메이저리그는 돈의 전쟁으로 바뀐 지 오래다. 빌리 빈의 오클랜드를 예외로 한다면 디트로이트나 캔사스시티처럼 침체된 대도시나 중소도시 연고 팀들이 거대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한 양키스와 경쟁하는 건 점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돼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94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 내리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했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중심타자 배리 본즈를 떠나보낸 93년부터 12년 연속 5할 미만의 시즌 승률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0년간 중부리그 팀이 와일드카드를 잡은 경우는 아메리칸리그는 한 번도 없었고 내셔널리그도 지난해 휴스턴까지 3차례뿐이었다. 전력 차는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중부지구 팀들이 월드시리즈 무관의 한을 풀까.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가능성이 옅보인다. 양대 리그 모두 해마다 막강 전력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중부지구 팀들을 윽박질렀던 동부지구가 절대 강자 없이 지지부진한데다 서부지구도 혼전 양상이 거듭되고 있다.
반면 중부지구 1위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지구 안에서 적수 없는 지배자로 군림하며 리그 전체로도 승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94년 탄생 이래 양 리그 중부지구 팀이 함께 리그 승률 1위로 시즌을 마친 적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각각 양대 리그 다승 1위인 존 갈랜드와 크리스 카펜터를 보유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타선뿐 아니라 투수력이 막강해 단기전에서 강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 지난해 보스턴이 86년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듯 올해는 중부리그 팀 중 하나가 월드시리즈 정상에서 환호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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