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의 마술사’로 불리는 그렉 매덕스(시카고 컵스.39)가 통산 3000 탈삼진 고지에 올라섰다.
전날까지 통산 2998탈삼진을 기록 중이던 매덕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1회초 선두타자 제이슨 엘리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3회초 2사 2루에서 오마 비스켈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통산 3000 탈삼진을 기록했다. 매덕스는 이날 8이닝 삼진 3개를 빼앗으며 8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로써 13번째로 30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된 매덕스는 아울러 역대 9번째로 300승-3000탈삼진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현역 투수 중 300승-3000탈삼진을 달성한 이는 매덕스와 로저 클레멘스가 유이하다.
매덕스는 강속구만이 능사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 투수다. 직구는 평균 90마일(145km)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위대한 투수로 평가되고 있다. 매덕스도 데뷔 초기 90마일대 중반의 직구를 구사했지만 투구 스타일에 변화를 준 뒤 대투수로 거듭났다.
매덕스의 특징은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정교한 제구력이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구질도 다양하다. 그러나 매덕스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 결정적인 요인은 직구의 무브먼트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포심 패스트볼과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매덕스는 전성기 시절 타자들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요동을 친다’고 푸념할 정도로 살아 움직이는 공을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에 체인지업의 구사력이 뛰어나 직구의 체감 속도는 배가된다.
90년대 초반 사이영상을 4연패할 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매덕스는 여전히 수준급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에 부진했지만 후반기에 대분발, 300승을 돌파하며 1988년 이후 17년 연속 15승 행진을 이어갔고 올 시즌도 8승 7패 방어율 4.41로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매덕스는 밸리고교를 졸업하고 1984년 아마추어 드래프트 2라운드 31순위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았다. 1984년 컵스 산하 루키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매덕스는 1년에 한 단계씩 상위리그로 올라섰고 1986년 트리플 A에서 10승 1패 방어율 3.02를 기록한 후 시즌 후반기 메이저리그에 데뷔, 6경기에 등판해 2승 4패 방어율 5.56의 성적을 남겼다.
1987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매덕스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지만 6승 14패 방어율 5.61의 부진한 성적에 그친다. 그러나 1988년 18승 8패 방어율 3.18을 기록하며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인 매덕스는 1989년 19승을 올리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의 반열에 오른다.
1990년과 1991년 연속 15승을 올린 매덕스는 1992년 20승 11패 방어율 2.18로 자신의 첫 사이영상을 수상한 후 당시 강호로 급부상하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둥지를 옮긴다. 이후 1995년까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4년 연속 독식한 매덕스는 1995년에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하며 최고의 해를 보냈다.
사이영상을 4연패하던 이 시기를 매덕스의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해는 파업으로 시즌이 중단된 1994년과 144경기로 단축된 1995년이다. 매덕스는 1994년 16승 6패 방어율 1.59로 시즌을 마감했고 홈런은 단 4개, 볼넷은 불과 31개를 허용했다. 1995년에는 19승 2패의 놀라운 승률에 1.63의 방어율로 2년 연속 1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고 홈런 8개, 볼넷은 23개만을 허용했다. 1995년에는 0.81이라는 놀라운 수치의 이닝당 출루허용(WHIP)을 기록하기도 했다.
매덕스는 이후 2003년까지 애틀랜타에서 활약하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로 돌아왔고 친정팀에서 300승과 3000 탈삼진 고지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그러나 ‘90년대의 팀’ 애틀랜타 소속으로 12년을 뛰었음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번밖에 못해본 것은 매덕스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매덕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역대 20번 나선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3.22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11승 14패로 승보다 패가 많다. 5번의 월드시리즈 등판에서도 2.09의 빼어난 방어율을 기록했지만 2승 3패에 그쳤다.
매덕스는 형제 투수로도 유명하다. 그의 형 마이크 매덕스(44)는 198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9팀을 옮겨 다니며 저니맨 생활을 한 끝에 통산 39승 37패 방어율 4.05의 평범한 성적을 남긴 채 2000년 은퇴했다.
█그렉 매덕스의 주요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4회(1992, 1993, 1994,1995)
▲내셔널리그 올스타 8회(1988, 1992, 1994~1998, 2000)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14회(1990~2001, 2002,2004)
▲내셔널리그 방어율 1위 4회(1993,1994,1995,1998)
▲내셔널리그 다승 1위 3회(1992,1994,1995)
▲내셔널리그 최다이닝 투구 5회(1991~1995)
김정민 기자 cjones10@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