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환 대 서튼. 두 팀 타자들이 부지런히 타석을 드나들었지만 결국 승부는 둘의 대결에서 갈렸다. 토토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과정은 예상 밖이었다.
27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두산-현대전 양팀 득점 없던 6회말 현대 공격. 5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고 순항하던 박명환이 선두타자 서한규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틈을 보였다. 다음 타자 정수성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나보낸 뒤 2구째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지만 빠른 발로 이를 만회했다.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빗맞은 타구로 내야안타를 만든 것. 희생번트 뒤 1사 2, 3루서 송지만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베이스가 꽉 찼고 타석엔 홈런 선두 서튼이 들어섰다.
서튼이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펜스 바로 앞까지 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린 터라 박명환이 특별히 조심해야할 이유는 충분했다. 초구 헛스윙 뒤 2구째 서튼은 1루수 장원진의 앞으로 굴러가는 평범한 땅볼을 날렸다 3-2-3으로 이어지는 더블 플레이가 무난해보이는 순간 3루 주자 서한규의 빠른 발을 의식한 장원진이 홈으로 강하게 뿌린 공이 홍성흔의 글러브 끝을 맞고 백스톱으로 굴렀고(포수 실책으로 기록) 두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전날 3안타에 이어 현대 선발 송신영에게 단 2안타로 묶여있던 두산 타자들에겐 따라붙을 힘이 없었다. 정수성은 7회 2사2루에서도 3루와 투수 사이로 절묘한 번트안타를 만들어 대타 강귀태의 추가 적시타에 다 리를 놓았다. 전날 황두성에 이어 불펜에서 선발로 투입된 송신영은 손가락 끝이 벗겨져 8회 2사후 마무리 조용준에게 마운드를 넘기기 전까지 7⅔이닝을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올시즌 첫 선발 등판을 완벽한 승리로 장식했다. 시즌 첫 승(3패)으로 2002년부터 두산전 7연승을 달렸다.
박명환은 6회 1사까지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 침묵에 실책까지 나와 또 패전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현대전에서 무패로 시즌 10승을 달성한 뒤 4경기에서 3패. 현대는 한달여만에 3연승으로 4강 복귀의 희망을 키웠고 두산은 원정 4연패를 기록했다.
수원=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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