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속에 넣고 던지던 양배추 잎과 함께 무패 행진을 계속하던 철벽의 위용도 간 데 없이 사라졌다. 10승 무패 승률 100%를 질주하던 것도 어느새 과거지사. 최근 4경기에서 3패만을 안는 부진과 불운의 연속이다. 두산 에이스 박명환(28)이 또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27일 수원 현대전에 선발 등판한 박명환은 4회까지 안타를 맞지 않는 등 초반 완벽했지만 6회 한 고비를 넘지 못해 패전 투수가 됐다. 5⅓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 무패로 10승을 달성했던 지난 6월25일 현대전 이후 꼭 한달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한여름엔 더위를 식히기 위해 모자 속에 양배추를 넣고 던져온 박명환은 지난달 19일 한화전에서 양배추가 튀어나와 '부정 투구' 시비를 불러일으켰다. 그날 경기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양배추 투구 불가' 판정 후 첫 등판인 6월 25일 현대전에선 모두 승리를 따냈지만 이후 4경기에선 내리 3패에 그치고 있다. 양배추를 더위를 이기기 위해 사용한 '원조'가 '밤비노의 저주'의 주인공 베이브 루스였던 만큼 이쯤되면 '양배추의 저주'를 떠올릴 만도 하다. 하지만 박명환의 최근 등판을 살펴보면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박명환은 전반기 막판인 지난 7일 잠실 LG전에서 비를 맞으며 던지다 어깨 통증이 생겼고 이 때문에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걸렀다. 이후 후반기 첫 등판인 21일 한화전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전반기의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엿새만에 다시 등판한 이날 현대전에선 정상을 되찾나 했지만 이번엔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2회 문희성의 2루타와 3회 손시헌의 좌전안타가 이날 두산 타자들이 뽑아낸 안타의 전부였다. 2안타는 올시즌 두산의 한 경기 최소 안타. 더구나 무실점을 이어가던 6회엔 결정적인 실책까지 터져나왔으니 야속한 건 양배추가 아니라 팀 동료들의 방망이와 글러브다. 수원=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