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를 논외로 하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부상으로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은 팀으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LA 다저스를 꼽을 수 있다.
애틀랜타는 시즌 전반 팀 허드슨,마이크 햄튼,존 톰슨 등 선발 투수 3명이 차례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타선의 중심인 치퍼 존스마저 발목 부상으로 빠져 위기를 맞았다. 최희섭이 뛰고 있는 LA 다저스의 '줄부상 스토리'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애틀랜타가 다저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선두권에서 밀려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워싱턴을 지근거리에서 추격해오던 애틀랜타는 지난 27일(한국시간) 워싱턴과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기어코 지구 단독 선두로 나섰다. 다저스도 지구 1위 샌디에이고에 4게임차로 뒤져 있는 3위이지만 다저스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전체가 워낙 헤매고 있는 덕이 크다. 지구 선두라는 샌디에이고는 27일 현재 50승 50패, 승률이 턱걸이 5할이다.
올해로 14년 연속 지구 우승에 도전하는 애틀랜타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최근의 상승세는 투타의 핵인 치퍼 존스,팀 허드슨의 복귀에서 비롯됐지만 이들이 모두 빠진 시즌 전반을 버텨온 힘은 확고한 트레이드 철학과 철저한 마이너리그 관리라는 게 중론이다.
와해 직전의 선발 로테이션과 구멍난 타선을 메우며 팀의 추락을 막아낸 건 양키스처럼 비싼 돈을 들여서 트레이드해 온 값비싼 선수들이 아니라 애틀랜타가 마이너리그에서 직접 키워낸 루키들이다.
애틀랜타는 전반기 한때 25인 로스터에 신인을 10명이나 포함시켰다.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단연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 대부분 처음 밟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팔뚝 부상으로 하차한 마이크 햄튼 대신 트리플A에서 급히 수혈된 우완 카일 데이비스는 4승3패,방어율 4.32로 선발 한자리를 훌륭히 메워냈고 외야수 브라이언 조던의 무릎 부상으로 부름을 받은 제프 프랭코어도 3할대 중반이 넘는 폭팔적인 타격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 치퍼 존스의 빈자리는 역시 애틀랜타 팜 시스템이 키워낸 루키 윌슨 베테밋이 맡아 선전했고 에디 페레스,조니 에스트라다 등 포수들의 잇단 부상은 더블A에서 올라온 브라이언 매캔이 메꿔내고 있다. 프랭코어와 켈리 존슨,라이언 랭거핸스 등 앤드루 존스를 뺀 애틀랜타의 외야진 3명이 모두 루키들이다.
이들 신인들은 대부분 21~23살의 젊디 젊은 나이다. 콜로라도 로키스가 최고 유망주로 꼽는 유격수 클린트 밤스가 26살인 것과 큰 차이다. 애틀랜타가 이처럼 신인 농사에서 그것도 다른 팀들보다 빨리 성공을 거두는 비결은 무엇일까.
애틀랜타는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투수 야수를 막론하고 대졸 선수보다 고졸 선수를 집중 지명하기로 유명하다. 가능하면 어린 선수를 데려와서 기본기부터 찬찬히 가르쳐 한살이라도 젊고 힘이 있을 때 메이저리그로 올리자는 주의다. '고졸보다는 경험 많은 대졸 선수를 뽑아 몸값이 오르기 전에 활용하자'는 '머니볼'의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과는 정반대 노선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오클랜드처럼 올 시즌 애틀랜타도 뚜렷한 철학으로 한 길을 걸어온 보답을 받고 있다.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도 애틀랜타가 성공가도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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