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AL)는 정녕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겐 불모의 땅인가.
내셔널리그 LA 다저스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던 박찬호의 아메리칸리그 도전이 4년만에 실패로 끝이 나면서 지금까지 미국에 진출한 한국인 메이저리거들 중 아메리칸리그에 입단한 선수들은 거의 예외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모두 짐을 꾸리는 비운이 이어졌다.
최희섭 추신수를 빼곤 투수들인 한국 선수들은 공격력에서 한 수 위인 AL에서 뿌리를 내려 진정한 강자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비운의 진원지는 보스턴 레드삭스다. 김선우 조진호 이상훈 송승준 등 90년대 후반부터 줄잡아 9명의 한국 선수들이 펜웨이파크로 몰려들었지만 예외없이 눈물을 뿌리며 보스턴을 떠났다. 김선우와 송승준은 꽃을 피우지 못한 채 내셔널리그 몬트리올(현 워싱턴 내셔널스)로 트레이드됐고 박찬호에 이어 '한국인 빅리그 승리 투수 2호'를 기록했던 조진호도 2년간 2승 6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국내 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거 1호인 이상훈은 9경기 등판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쓸쓸이 한국 프로야구로 유턴했고 김병현도 2년이나 팀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결국 내셔널리그로 돌아갔다.
미국 진출 6년째 메이저리그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송승준은 보스턴에서 내셔널리그 몬트리올로 트레이드됐다가 다시 아메리칸리그 토론토로 돌아왔지만 곧 방출돼 현재 내셔널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다. 오철희 안병학 채태인 유병목 등은 보스턴 입단 소식이 날아든 뒤로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이제 박찬호의 샌디에이고행으로 아메리칸리그에 남은 한국 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산하 마이너리그의 추신수 백차승 두 명뿐이다.
사사키와 이치로, 마쓰이 히데키,이구치 다다히토 등 일본 프로야구의 '주력군'들이 모두 아메리칸리그에서 성공 신화를 썼거나 현재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내셔널리그를 호령한 박찬호 김병현처럼 아메리칸리그를 주름잡을 한국 선수는 언제쯤 나올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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