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과거에 우리 팀을 상대로 던졌을 때처럼 던져주기를 바란다."
브루스 보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50)이 새 에이스 후보 박찬호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보치 감독은 3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지역 신문 과 인터뷰에서 "박찬호가 (LA 다저스 시절) 내셔널리그에선 무척 잘 던졌다. (그런 투수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다"며 "박찬호가 우리 팀을 상대로 던졌을 때처럼 던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텍사스에서 보낸 4년간 부진을 털고 샌디에이고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다저스 시절로 돌아가주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비슷한 기대를 드러냈다. 케빈 타워스 샌디에이고 단장은 "박찬호가 대단한 성공을 거뒀던 지구로 돌아왔다. 우리 투수진에 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부단장을 지낸 바 있는 그래디 퓨슨 단장 특별 보좌역은 "박찬호가 구세주(savior)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가 박찬호가 성공을 거뒀던 곳이고 플라이볼 투수가 텍사스보다 큰 구장(펫코파크)에 서게 되는 만큼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당장 에이스가 되주길 원하는 것 보다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새 홈구장 펫코파크에 잘 적하기를 바란다는 상당히 조심스런 수준의 언급이다.
보치 감독과 샌디에이고 구단의 이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를 다루는 주요 매체와 샌디에이고 지역 언론의 반응은 미온적이거나 회의적이다. 샌디에이고 공식 홈페이지는 '박찬호-네빈 트레이드는 실패한 거액 계약의 맞교환'이라며 '박찬호가 텍사스와 맺은 장기계약이 완전히 허사가 아니었음을 보여주고 샌디에이고도 네빈에 투자한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냉정하게 전망했다. 은 '박찬호처럼 샌디에이고가 펫코파크에서 부활하기를 기대하고 데려왔던 대럴 메이와 팀 레딩도 좋아지기는 커녕 더 나빠졌고 결국 다시 트레이드됐다'고 은근히 꼬집었다.
한편 박찬호를 떠나보낸 텍사스의 톰 힉스 구단주는 과 인터뷰에서 "제1선발을 얻기 위해 (박찬호에게) 투자했지만 제1선발을 얻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3년간은 정말 박찬호가 안쓰럽기 그지없었다"며 "박찬호에게 많은 돈을 투자한 것에 실망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인간으로서 박찬호를 좋아햐나고 묻는다면 역시 대답은 '그렇다'이다"고 말했다. 힉스 구단주는 "지난 3년은 끔찍히도 실망스러웠지만 박찬호가 부상을 이기고 올시즌 재기한 데 대해서는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지금 박찬호에게 쏠리고 있는 시선은 11년전 LA다저스와 계약해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나 2001년 텍사스에 처음 입성했을 때와 같은 환영 일색의 분위기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박찬호로선 언짢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새 출발하기엔 부담이 없는 일일 수도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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