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메이저리그 사상 첫 승률 4할대 우승팀이 나올까.
11년 전인 1994년 메이저리그는 샐러리캡 도입을 놓고 선수노조와 구단이 정면 대립한 끝에 선수들이 파업,현지 날짜로 8월 11일 경기를 끝으로 시즌을 접고 말았다. 선수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선수와 마이너리그급 대체 선수(replacement player)들로 시즌을 꾸려가던 메이저리그는 여론의 포화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시즌을 중단했다.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는 52승 62패의 저조한 성적으로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끝까지 선두를 지키기 힘든 성적이었지만 갑자기 시즌이 중단되는 바람에 졸지에 지구 1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메이저리그 130년 사상 지구나 리그 1위팀(1968년까지 아메리칸, 내셔널리그 모두 지구 구분이 없는 단일리그였음) 승률이 5할에 못미친 건 그 전에도 그 후로도 없었다.
94년의 텍사스야 제대로 된 메이저리거들이 다 뛰지도 않았고 시즌도 중간에 끝이 났지만 올 시즌 샌디에이고야 말로 전무후무한 수치스런 기록에 위험스레 접근해가고 있다. 최근 4할대 승률로 지구 선두를 달리던 샌디에이고는 1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패해 51승 54패로 애리조나(52승 55패)에 승률에서 2모 차이로 뒤져 2위로 물러났다. 물론 두 팀다 4할대 승률이다.
막판으로 갈수록 같은 지구 팀끼리 맞붙는 경기가 많은 메이저리그의 일정으로 볼 때 서로 물고물리면 샌디에이고든 애리조나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사실상 사상 처음이 될 '승률 4할대 1위'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샌디에이고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박찬호의 어깨도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 됐다. 샌디에이고 구단 관계자들과 지역 언론은 '구세주가 되길 기대하진 않는다'고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지만 이적 후에도 팀 내 최고 연봉 선수인 박찬호로선 팀이 더이상 추락하는 것을 막고 지구 1위 및 5할대 승률 복귀에 앞장서야 할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4일 피츠버그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인 박찬호가 샌디에이고를 수렁에서 건져낼 수 있을까.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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