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문희성(32)이 올 시즌 타석에 설 때면 '터미네이터' 주제가가 흐른다. 하지만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대타 대수비를 드나들던 시즌 초반만 해도 상대 팀 투수에게 별다른 공포를 주지 못했다. 이젠 노래에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두산의 시즌 15차전. LG가 클리어의 희생플라이 두 개 등으로 3-0으로 앞서가던 3회말 문희성의 방망이가 파열음을 냈다. 임재철 안경현의 연속안타로 두산이 한점을 따라붙은 뒤 계속된 1사 1,2루에서 LG 선발 이승호의 몸쪽 높은 공을 사정없이 잡아당겨 잠실구장 왼쪽 스탠드에 꽂히는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끝이 아니었다. 6-3으로 앞선 5회 1사 1루에서 이승호의 빠른 볼이 또다시 몸쪽 높게 몰리자 문희성의 배트가 굉음을 냈고 타구는 3회 홈런 공을 선사받았던 관중들에게로 다시 날아갔다. 시즌 8호 아치. 프로 데뷔후 무려 8년만에 처음으로 연타석 홈런의 기쁨을 맛봤다. LG는 더 따라올 기력이 없었다. 문희성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건 주포 김동주가 종아리 통증 때문에 정상 출장하지 못한 시점과 일치한다. 김동주가 6월말 1군에서 빠진 뒤 붙박이 4번타자로 출장 기회를 늘리면서 6월 월간 타율 3할1푼5리로 솟아올랐고 7월부터는 홈런 5방을 몰아치며 두산 타선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생애 첫 연타석 홈런은 팀의 5연패를 끊는 것이라 더 값졌다. 마운드에선 임시 선발 조현근을 3회 무사 2,3루에서 구원한 김명제가 빛났다. 클리어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긴 했지만 3타자 연속 삼진 등 6회 1사까지 9명을 연속 범퇴시키며 역전극의 발판을 놓았다. 4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선발급 역투로 시즌 5승째(6패)를 수확했다. 금민철-김성배로 이어진 계투조가 8-3의 리드를 완벽하게 마무리해냈다. LG는 1회초 이병규 최동수의 안타와 클리어의 희생플라이로 먼저 점수를 내고 3회에도 클리어의 희생타로 3-0으로 달아났지만 두산 계투진을 전혀 공략 못해 두산전 4연패,잠실경기 8연패를 당했다. 3회 1사 2루에서 2루 주자 박용택이 투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며 흐름이 끊긴 게 뼈아팠다. 시즌 50패째. 4강은 7.5게임차로 멀어졌다. 잠실=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