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면 뚫는 수밖에 없다. 플래툰 시스템 때문에 출장이 들쭉날쭉하다면 나가는 경기에서 잘 치는 수밖에 없고 대타 요원이라면 한 방 날려 깊은 흔적을 남기는 것 말고 다른 길은 없다.
후반기 들어 벤치 워머로 전락한 최희섭(26.LA 다저스)이 대타 요원으로 돌파구를 열어가고 있다. 백전노장들도 버거워하는 대타를 젊고 경험 부족한 최희섭이 소화하기엔 무리지만 빠르게 적응하며 살 길을 찾고 있다.
3일(한국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와 원정경기에서 최희섭은 8회초 투수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대타로 기용돼 RFK 스타디움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200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무려 57타석만에 터뜨린 생애 첫 대타 홈런이다.
최근 8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채 오로지 대타로만 기용되온 최희섭은 이 홈런으로 최근 6차례 대타 타석에서 5타수 4안타 1볼넷의 높은 적중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세인트루이스전 2루타와 이날 홈런 등 연속 장타를 터뜨렸다. 올 시즌 대타 성적 24타수 5안타(.208)나 통산 대타 성적(47타수 5안타 10사사구 삼진 24개,타율 .106)은 아직 형편없지만 어쩌다 나오는 대타가 아닌 고정 대타 요원이 되자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 길이 창창한 최희섭이 대타로 나서는 모습은 결코 즐거운 장면은 아니다. 통산 최다 대타 안타 메이저리그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플로리다 말린스의 레니 해리스다. 올해 나이 41살의 해리스는 벌써 12번이나 팀을 옮기며 왼손 전문 대타가 필요한 팀을 찾아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
최희섭에게 대타는 분명 나아갈 길이 아니지만 현재로선 안타깝게도 다른 길이 없다. 계속해서 대타로 한 방씩 날려 짐 트레이시 감독의 마음을 돌리는 수밖에 없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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