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잡힌건가'.
삼성 우완 용병 마틴 바르가스는 유독 LG만 만나면 힘을 못쓴다. 바르가스는 6일 잠실 LG 원정에 선발 등판했으나 채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2⅓이닝) 5피안타 4실점하고 조기 강판당했다. "어지간하면 선발 5이닝은 지켜주려 한다"는 게 선동렬 삼성 감독의 마운드 운용 기본 철칙이지만 2루타 3개와 홈런 1개를 두들겨맞는 데에는 장사가 없었다.
결국 2회 3실점할 때까지 참았던 선 감독도 3회 풀 카운트에서 LG 2번 이종렬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맞다 지체없이 안지만으로 교체했다. 바르가스가 LG만 만나면 주눅이 들기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지난 5월 27일 대구 경기였다. 전날 밤 LG는 잠실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8-0리드를 11-13으로 역전당한 소위 '5.26' 참사를 겪고 파김치가 돼 대구로 내려왔다.
삼성은 이런 LG를 맞아 4회까지 6-0으로 앞서면서 낙승을 예고했으나 5회초 무실점으로 잘 던지던 바르가스가 믿어지지 않게도 7실점을 하고 주저앉았다. 삼성은 이날 6회에도 5점을 더 내줘 6-12로 대역전패를 당했다.
바르가스의 LG전 악령은 6월 15일 잠실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은 아예 1회부터 볼넷 4개에 폭투 2개를 범해 4점을 헌납했고, 2회에도 2점을 더 내줘 1⅔이닝 6실점이란 참담한 성적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런 판에 6일 또 다시 3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쫓겨나는 수모를 세 번째에도 당한 셈이다.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바르가스의 'LG 징크스'는 지난 3월 대구 시범경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선발 등판한 바르가스는 5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당초 선 감독은 "5회까지만 던지게 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워낙 피칭이 완벽해 투구수가 적자 6회에도 바르가스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그러나 이후 바르가스는 홈런을 잇따라 맞고 5실점하고 강판됐다.
경기 후 LG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칠 만한 공이다"면서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때 만약 선 감독이 5회 퍼펙트 상태에서 바르가스를 교체해 줬더라도 그의 LG전 약세가 일어났을까.
잠실=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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