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던져도 골치네'. 뉴욕 메츠 수뇌부가 고민에 빠졌다. 7일(한국시간)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전에서 '나이스가이' 서재응(28)이 8회 1사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2-0으로 승리를 거두자 '왜 이렇게 잘 던지는 투수를 마이너에서 오랫동안 썩혔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제구력 부족으로 늘 불안한 피칭을 했던 이시이 가즈히사 대신 서재응을 쓰지 않았는가'라는 질책성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자 윌리 랜돌프 감독과 릭 피터슨 코치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했다. 랜돌프 감독은 "나는 '만약 전에 이랬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서재응이 이처럼 잘 던질 줄 누가 알았느냐?"며 반문한 뒤 " 한 경기를 잘 던졌다고 해서 반드시 다음 경기도 호투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궤변을 늘어놓으며 질문의 핵심에서 요리조리 비껴 가기에 급급했다. 지난해까지 서재응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던 피터슨 코치도 "정말 서재응이 빅리그 투수다운 피칭을 했다"며 칭찬하면서도 "왜 나에게 서재응을 뒤늦게 승격시켰냐는 질문을 하는가? 마이너리그 강등이나 빅리그 승격은 프런트에서 하는 것이니 그런 질문은 미나야 단장에게 직접 물어보라"고 화살을 돌렸다. 오마르 미나야 단장은 "이시이가 골탕을 먹인 탓이다. 이시이는 호투와 실망스런 투구를 끊임없이 반복해왔다. 이시이가 늘 호투하기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을 뿐이다. 전반기를 마치고 로테이션 교체를 고려한 게 사실이지만 공교롭게도 이시이는 두 번 연속 호투를 한 반면 서재응은 마이너에서 두 번 연속 부진을 보였기 때문에 변화를 주지 않았던 것"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았다. 또 미나야 단장은 "오늘처럼만 늘 던져준다면 서재응은 계속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것"이라고 덧붙여 기자들의 예공을 피해갔다. 결국 미나야 단장의 말대로라면 마이너리그에서 13실점을 했던 7월17일 경기 때문에 서재응의 빅리그 승격이 지연됐다는 것. 한편 서재응이 메이저리그 통산 313승을 따낸 그렉 매덕스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14⅓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자 트랙슬이 복귀할 경우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구성할 지가 메츠 구단이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트랙슬은 같은날 더블 A 등판에서 7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빅리그 복귀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시즌 초반 부상자명단에서 돌아온 크리스 벤슨때문에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를 펼친 서재응을 마이너리그로 강등시키는 결정을 내렸던 전례가 있어 메츠 구단은 이번에 트랙슬이 복귀할 경우 어떻게 선발 로테이션을 정리해야 할 지 고심하고 있는 것. 만약 서재응이 그저그런 투구를 펼쳤다면 당연히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난 0순위 후보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이다. 랜돌프 감독은 "트랙슬이 빅리그에 돌아온다는 것이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은 매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서재응에게 한 번 더 등판 기회를 줄 것이다. 그 다음 문제는 그 때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서재응이 오는 13일 LA 다저스전에서도 호투할 경우 계속 선발진에 잔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서재응과 관련해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메츠 코칭스태프와 미나야 단장이 이번에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자. 뉴욕=대니얼 최 통신원 daniel@osen.co.kr 올 스프링캠프서 서재응의 뒤에서 대화하는 랜돌프 감독(왼쪽)과 피터슨 코치.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