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리그에서 '가을의 전설'에 나가기 위한 와일드카드 주인공은 근년 들어 강팀들이 몰려있는 동부지구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다.
그 중에서도 '올스타 군단' 뉴욕 양키스에 눌려 동부지구 단골 2위였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와일드카드 제도의 최대 수혜자였다. 보스턴은 최근 2년간 양키스에 이어 동부지구 2위를 마크한 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덕분에 지난해 숙적 양키스를 꺾고 86년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며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작년 월드시리즈 챔프 보스턴이 여세를 몰아 현재 양키스를 3게임반차로 제치고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선 서부지구 2팀 중 한 팀이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부지구에선 현재 LA 에인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나란히 64승 47패로 공동 1위를 달리며 지구 우승을 놓고 혈전을 벌이고 있다. 두 팀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도 2위인 뉴욕 양키스에 4게임차로 앞서며 1위를 마크하고 있다.
50여 게임을 남겨두고 있는 현재 페이스로 볼 때 이변이 없는 한 두 팀 중 한 팀이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클랜드는 전반기 막판부터 지금까지 초상승세를 유지하며 에인절스를 따라붙었고 에인절스도 꾸준한 전력으로 잘 버티고 있어 선발진이 붕괴된 양키스 등 다른 경쟁자들이 추월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예상으로는 두 팀 중 한 팀은 서부지구 타이틀을 차지하고 다른 한 팀은 와일드카드 승자로 나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공산이 큰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동부지구에 눌려 지내던 서부지구의 '대반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와중에 후반기 들어 하강곡선을 그리며 경쟁에서 멀어져간 서부지구의 다크호스였던 텍사스 레인저스가 불쌍해 보인다. 텍사스는 전반기까지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실현할 만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였으나 '낮은' 마운드와 끈기 부족, 그리고 빈약한 프런트의 지원 등으로 내년 시즌이나 바라봐야 할 처지다. 텍사스는 현재 56승 54패로 5할 승률을 넘고 있지만 오클랜드와 에인절스에는 7게임반차로 뒤져 뒤집기는 사실상 힘든 상태이다.
현재 추세가 그대로 끝나게 되면 올해는 서부쪽 빅리그 팬들도 '가을잔치'를 만끽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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