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5시간 야구'는 난생 처음
OSEN U05000176 기자
발행 2005.08.10 09: 32

선동렬 삼성 감독이 한국 야구 사상 최고 투수로 꼽히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 0점대 시즌 방어율을 세 차례나 기록한 데다 3년 연속 투수 4관왕 등 기록상 화려한 족적들을 남겼지만 연장 혈투에도 끄떡없는 '무쇠팔'로도 팬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안겼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연장 15회까지 완투한 경기가 두 차례나 되는 유일한 투수가 선 감독이다. 그런 선동렬 감독도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면?. 지난 9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삼성 경기는 오후 6시 30분에 플레이볼돼 11시31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경기 소요 시간 장장 5시간 1분. 김재걸의 2타점 결승타로 혈전을 승리로 마감한 선 감독은 경기 후 덕아웃 의자를 털고 일어서며 특유의 짧은 고갯짓으로 진저리를 쳤다. 그도 그럴 것이 '5시간 야구'는 천하의 선동렬 감독에게도 첫 경험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올 시즌까지 24년간 경기 시간이 5시간을 넘긴 경우는 12차례뿐이다. 역대 최장 시간 경기는 2001년 5월 6일 두산-LG전의 5시간 45분. 이날 삼성-한화전 5시간 1분은 역대 12번째 5시간대 경기로 기록됐다. 12번의 5시간대 경기 중 선 감독이 현역 때 소속됐던 해태가 결부된 게임은 원년인 1982년 6월 3일 롯데-해태전(5시간 23분) 한 번뿐이었다. 질질 끌지 않고 '후딱' 해치워버리는 화끈한 스타일의 해태는 선동렬 감독이 입단한 1985년부터 96년 그가 주니치 드래곤즈에 입단하기 전까지 한 번도 5시간 경기를 한 일이 없었다(반면 해태의 후신 기아는 2002년 한 해만 두 차례 5시간대 경기를 했다). 양팀 합쳐 38명,투수만 12명이 동원된 5시간 1분짜리 경기를 덕아웃에서 지켜보느니 차라리 마운드에 나가서 던지고 싶지 않았을까. 선동렬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1987년 5월 1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전에서 최동원(현 한화 코치)과 선발로 맞붙어 연장 15회까지 완투 대결을 펼쳤지만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 경기 소요 시간은 4시간 54분. 선 감독은 앞서 그해 4월 19일엔 광주 무등구장에서 OB 김진욱과도 15이닝 완투 대결을 벌였지만 1-1로 역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 경기 시간은 4시간 22분이었다. 괴력의 15이닝 완투를 두 차례나 한 투수는 선동렬 감독이 전무후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부터 연장 제한을 최다 15이닝에서 12이닝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밤 10시30분 이후로는 다음 이닝에 들어갈 수 없다는 시간 제한 규정도 있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세차례나 무승부가 나자 올해부터는 시간 제한을 없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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