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결론은 역시 포심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10 13: 58

지난해부터 올 시즌까지 2년째 박찬호의 테마는 투심 패스트볼이다. 왼쪽 타자 바깥쪽으로 휘어져나가는 투심은 훌륭한 유인구지만 결정구가 되기엔 부족한 구질이다. 가운데로 몰리거나 밀어치기에 능한 좌타자에게 걸리면 두들겨 맞기 십상이다. 좀 과하게 표현한다면 포심보다 스피드가 떨어지고 컨트롤하기도 힘들어 포심보다 '열등한' 구질이라고 할 수 있다.
투수가 살 길은 역시 포심패스트볼이다. 포심의 스피드와 위력이 떨어져 투심을 그 대안으로 적극 구사해온 박찬호에게 가장 절실했던 것도 포심의 부활이다. 빠른 커브와 느린 커브, 슬러브까지 떨어지는 변화구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박찬호가 손에 익은 투심에 이어 다저스 시절의 위력적인 포심을 되찾는다면 부활과 자존심 회복은 당연히 따라오는 부산물일 수 있다.
10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올시즌 최다인 8탈삼진을 기록한 것보다, 5전6기 끝에 시즌 9승을 따낸 것보다 반가운 건 되살아난 포심 패스트볼이다. 투수 친화적이라는 새 홈구장 펫코파크 마운드에 처음 오른 박찬호는 넓은 외야 그라운드에 마음이 놓인 듯 경기 시작부터 자신있게 포심을 뿌려댔다. 1회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94마일(약 151km)짜리 포심을 몸쪽에 찔러넣어 스탠딩 삼진을 잡았고 2회 데이빗 라이트에겐 역시 94마일 포심을 바깥쪽에 걸쳐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5회 2사 3루에서 마이크 카메론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공은 포심의 궁극이랄 수 있는 솟아오르는 라이징 패스트볼이었다. 커브와 슬러브도 잘 먹혀 메츠 선발 타자 9명중 8명에게 삼진을 뺏어냈지만 그 원동력은 역시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 첫 등판인 지난 4일 피츠버그전에선 전광판에 4년만에 97마일(156km)의 광속구를 뿌려 포심의 부활을 예견케했다. 이날 메츠전에서도 꾸준히 94마일을 찍어 90마일대 초반을 맴돌던 텍사스 시절보다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포심만 살아난다면 텍사스 시절의 암울했던 기억들을 털어내고 다시 당당한 모습으로 설 수 있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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