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천재일까 바보일까. 팀 연봉 2억달러의 초호화 구단 뉴욕 양키스가 개막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붕괴된 가운데 급하게 '땜질용'으로 영입한 선수들의 연이은 호투로 연명하고 있다.
11일(한국시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홈경기에 양키스 선발로 등판한 애런 스몰은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7이닝 4피안타 1실점의 빛나는 투구를 했다. 구멍 난 로테이션을 메우기 위해 지난달 부랴부랴 트리플A에서 불려올려졌던 스몰은 이날까지 4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 무패, 방어율 2.77에 최근 두 경기 연속 7이닝 1실점의 에이스급 피칭을 하고 있다.
올해까지 12년간 7개팀을 전전한 저니맨 스몰은 10년 전인 96년 오클랜드에서 3차례 등판한 게 선발 경력의 전부로 올 초 양키스에 입단한 뒤 마이너리그에서조차 한 번도 선발 등판한 적이 없는 전문 불펜 요원이었다.
지난 10일 화이트삭스전에 등판한 숀 차콘도 7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했다. 양키스가 지난달말 마이너리거 두 명을 주고 콜로라도에서 데려온 차콘은 이적 후 3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패만 기록 중이지만 방어율 1.42의 특급 피칭을 하고 있다. 3차례 등판이 모두 2자책 이내의 퀄리티스타트였다.
플로리다에서 방출된 뒤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알 라이터도 등판마다 들쭉날쭉하긴 하지만 2승(3패)을 따내며 분투하고 있다. 2005시즌 개막 당시만 해도 양키스가 거들떠 볼 일이 없었던 스몰-차콘-라이터 트리오는 12차례 선발 등판에서 5승 4패,방어율 3.04를 합작해내고 있다.
랜디 존슨-마이크 무시나-케빈 브라운-칼 파바노-재럿 라이트 등 화려하기 그지없었던 개막 선발진 중 무시나를 빼곤 모두 궤도를 이탈한 상황이어서 이들 '땜질 트리오'의 활약은 더 돋보인다. 브라운 파바노 라이트는 부상자명단(DL)을 들락거리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허송했고 그답지 않게 둘쭉날쭉 심한 기복을 보여온 존슨도 허리 통증으로 이번주 선발 등판이 취소됐다.
11승 7패로 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시나도 방어율 4.01로 썩 좋지 못하다. 그나마 차콘(1.42)과 스몰(3.15)을 빼면 무시나가 올 시즌 양키스 선발진 중 가장 방어율이 좋다는 사실은 실소를 머금게 한다.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라지만 철저하게 연봉이나 이름값과 반비례하는 올 시즌 양키스 마운드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시즌이 끝난 뒤 누군가 크게 책임을 져야할 것 같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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