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LG 감독이 아니었더라면 SK 4번타자 이호준(29)도 자칫 없을 뻔했다. 이호준이 프로 초년병 때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할 것을 강력하게 권유해 관철시켜낸 이가 바로 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이 감독이 현역 말년으로 해태 주장을 맡고 있던 지난 96년 광주일고를 갓 졸업한 이호준이 입단했다. 이 감독은 한눈에 이호준이 투수보다는 타자로 대성할 재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친구 사이인 허세완 당시 광주일고 감독에게까지 조언을 구한 뒤 코칭스태프에다 정식 건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호준을 투수로 키워보려던 김응룡 당시 감독 이하 코치진도 주장 이순철의 강력한 건의에 결국은 타자로 전업시키기로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이 덕분에 이호준은 2000년 SK로 옮긴 이래 지난해 타점왕을 차지하는 등 타자로서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이호준이 지금도 "이 감독님이 내 은인"이라는 말을 주위에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순철 감독 입장에선 어느새 '신흥 라이벌'로 꼽히는 SK의 중심타자로 성장한 이호준이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지만 말이다.
인천=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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