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필이 붓을 가리냐'는 말이 있지만 야구에서 선발투수는 포수와의 궁합도 잘 맞아야 좋은 성적이 난다. '컨트롤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는 헨리 블랑코라는 전담포수가 있다. 매덕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블랑코와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서로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시카고 컵스에서 재회, '전담 배터리'를 이루고 있다. 블랑코는 작년에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다 올해 시카고로 옮겼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에는 호흡이 가장 잘 맞는 포수와 배터리를 이뤄 경기에 출전하기를 바라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등판서 매덕스와 컨트롤 대결을 벌여 승리한 뉴욕 메츠의 '나이스 가이' 서재응(28)은 매덕스처럼 '포수 낯가림'이 심하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주전 포수인 마이크 피아자와 배터리를 이루지 않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서재응은 지난해까지는 '피아자와도 호흡이 잘맞는다'며 크게 문제삼지 않았지만 올해, 특히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서재응이 빅리그에 복귀하기 전 마이너리그에서 3개월동안 갈고 다듬어 신무기로 완전 장착하는 데 성공한 변화구(커터, 스플리터) 때문에 피아자가 홈플레이트에 앉기를 다소 꺼려하고 있는 것이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피아자는 순발력이 예전만 못해 투수들의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특히 젊은 투수들에게는 직구 위주의 리드를 많이 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서재응은 피아자보다는 지난해까지 플로리다에서 뛰었던 백업 멤버인 라몬 카스트로(29)와 호흡을 맞추기를 더 바라고 있다. 지난 등판서도 카스트로와 배터리를 이뤄 컵스 강타선을 상대로 7⅓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며 승리를 따내는 등 피아자보다는 편한 포수다. 다행히 지난 등판에 이어 이번 등판(한국시간 14일 오전 5시10분)도 낮경기로 예정돼 있어 피아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빅리그에선 체력 부담이 큰 낮경기에는 주로 백업포수를 선발로 출장시키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아자는 어깨도 약해 도루저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수비력이 수준 이하다. 또 올해는 방망이도 많이 쇠약해져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몸값만 비싼 허울좋은 주전 포수일 뿐 공수주 모든 면에서 전성기가 지난 존재다. 서재응이 이번에도 피아자가 아닌 후보 포수와 호흡을 맞추며 멋진 호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마이크 피아자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