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리안 특급'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제치고 텍사스 레인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았던 우완 투수인 R.A. 디키(31)가 '제2의 웨이크필드'로 탄생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텍사스 지역 언론들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재활 중인 디키가 지난 12일 경기서 신무기인 너클볼을 앞세워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고 일제히 소개했다. 지역 신문들은 '디키의 너클볼이 좋아지고 있다'며 내년 시즌 선발 투수로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디키는 지난 4월 팔꿈치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마이너리그 재활 과정에서 너클볼을 익히고 있다. 볼스피드가 90마일(145km)안팎으로 평범한 투수인 디키는 작년에는 안정된 컨트롤과 대담한 승부로 부상 중이었던 박찬호를 제치고 선발 투수로 각광받았으나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난타 당한 뒤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디키는 현재 한 게임에 10개안팎의 너클볼을 구사하며 구위를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너클볼을 열심히 연마 중인 디키는 아직은 빅리그 최고의 '너클볼러'인 팀 웨이크필드(보스턴 레드삭스) 만큼 날카로운 너클볼을 구사하지는 못하고 있다. 웨이크필드는 60마일대(97km)의 춤추며 날아오는 볼을 던지고 있는 반면 디키는 72마일(116km)에서 83마일(134km)로 아직 구속변화가 부족하다.
웨이크필드와 함께 '너클볼러'로 유명했던 스티브 스파크스로부터 너클볼을 전수받은 디키에 대해 텍사스 구단은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0개 중 8개가 좋고 2개는 나쁘면 안된다. 2개가 치명적인 안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10개 중 8개가 좋고 2개가 보통이면 빅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 디키는 너클볼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며 올 오프시즌에서 더욱 갈고 다듬어 텍사스 프랜차이즈 사상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렸던 '너클볼러'인 찰리 허프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디키는 사실 불운한 투수다. 1996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서 텍사스의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 직전 신체검사에서 팔꿈치 부상이 발견돼 헐값에 입단한 뒤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긴 기간을 좌절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 재활과정을 거친 뒤 2003년 '깜짝 활약'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3시즌 디키는 9승을 올리며 팀 내 투수 중 다승 2위를 마크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빅리그 생활을 연장하던 그는 결국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다시 밀려난 것이다.
선발 투수자원이 없어 고생하는 텍사스에 디키가 '너클볼러'로 희망을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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