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꾸준함'을 보여 주려면 결론은 컨트롤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15 07: 39

'코리안 특급' 박찬호(32)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후 3번째 등판서 또다시 5이닝도 못채우고 조기강판되는 부진을 겪었다.
박찬호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후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맞아 4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티다 5회 급작스럽게 무너졌다. 5회 볼넷과 3안타를 맞으며 대거 5실점, 4이닝 6실점(5자책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4일 4⅓이닝 7실점(5자책점)으로 부진한 데 이어 샌디에이고서 2번째 조기강판이다.
지난 10일 뉴욕 메츠전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낼 때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지 못하는 등 샌디에이고로 옮겨선 아직 한번도 퀄리티 스타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뛸 때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한 경기 호투하면 다음 경기에서는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등판 후 브루스 보치 샌디에이고 감독이 '박찬호가 꾸준함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기대에 못미쳤다.
박찬호가 이처럼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컨트롤 부족이다. 구위가 예전만 못한 것을 차치하더라도 컨트롤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이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15일 경기서도 필라델피아 타자들은 박찬호가 컨트롤이 안좋다는 것을 간파하고 쉽사리 방망이를 내지 않았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이었다.
1회초 3자 범퇴이긴 했지만 모두가 2-3 풀카운트까지 끌고가며 박찬호를 괴롭혔다. 2005 올스타 홈런레이스 챔피언인 바비 아브레우에게 장타를 조심하려고 이리저리 빼다가 볼넷 2개를 내준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나머지 타자들도 박찬호의 유인구에 말려들지 않았다. 결국 5회 들어 원아웃도 잡지 못한 시점에 투구수가 무려 86개(스트라이크 45개)를 기록하며 조기 강판의 빌미가 됐다.
박찬호가 '필요할 때는 언제 어느 때든 무슨 공이든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컨트롤이 안정된 투수'였다면 필라델피아 타자들이 '기다리는 타격'을 펼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아메리칸리그 시절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유독 약한 면을 보일 때와 흡사하다. 오클랜드 타자들도 박찬호와 맞서면 끈질기게 기다리며 물고 늘어져 박찬호를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다.
결국 박찬호로선 '꾸준한 투구'를 보여주기 위해선 컨트롤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풀어야만 한다. 컨트롤이란 것이 하루 아침에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어느 정도는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기도 하다.
강속구가 여전히 되살아나지 못한다면 다양한 변화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안정된 컨트롤이 있어야만 빅리그의 '특급 투수'로 다시 탄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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