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호의 황태자' 이동국(26, 포항 스틸러스)의 위상에 변화가 생기나.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지난 14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 통일축구에서 김진용을 원톱, 박주영과 정경호를 사이드 공격수로 놓는 3-4-3 기반의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이동국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선발 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동국은 후반 22분에야 김진용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으나 기대했던 득점포를 쏘아올리지 못했다. 지난 6월 9일 쿠웨이트와의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넣은 후 통일축구까지 대표팀이 치른 4경기서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동국으로서는 가슴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일단 본프레레 감독이 '원톱'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것이 왠지 꺼림칙하다. 이동국은 바로 '투톱형 스트라이커'이기 때문. 실제로 이동국도 "3-4-3일때는 혼자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며 "대신 3-5-2를 쓰면 파트너와 손발을 맞출 수 있고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것이라 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본프레레 감독이 3-5-2 포메이션을 쓸 때만 해도 이동국을 배려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통일축구 경기에서 3-4-3, 3-6-1, 4-5-1 포메이션을 골고루 사용했고 결국 이동국은 이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다. 반면 소속팀 울산 현대에서 중앙 스트라이커로 활약하고 있는 김진용은 너무나 잘 적응하며 대표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고 여기에 '원톱형 스트라이커'인 조재진도 대표팀에 합류하기 때문에 이동국으로서는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본프레레 감독이 경쟁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것도 이동국으로서는 불편하다. "새로 합류한 젊은 선수들이 팀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빨라지고 있고 기량도 급성장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몇몇 기존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유니폼을 입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본프레레 감독의 말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히딩크호'에 동승하지 못해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던 이동국. 현재 골이 터지지 않는 것은 그 때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며 부담감을 떨치는 게 급선무라고 애써 여유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자신이 계속 '본프레레호'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박상현 기자 tankpark@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