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하나 보다.
프로야구 최고의 '뉴스 메이커'로 떠오른 한화 이글스 투수 조성민(32)이 데뷔 등판도 치르기 전에 '큰 일'을 해냈다. 사연은 이렇다. 스포츠 전문 방송사인 MBC-ESPN은 15일 수원구장에서 열리는 현대-한화전을 긴급 편성해 생중계했다. 당초 MBC-ESPN은 이날 광주에서 LG-기아전을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조성민이 첫 등판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보도를 보고 전격 중계를 바꾼 것이다.
여기까지면 한화가 단순히 '조성민 효과'를 봤다는 정도로 여겨지겠으나 올 시즌 초 한화가 당했던 뼈아픈 '설움'을 떠올리면 김인식 한화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의 감격은 배가 된다.
이야기는 지난 4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BC-ESPN은 한화-두산전을 중계하기 위해 대전까지 내려와 있었다. 특히 이 경기는 한화의 홈 개막전이기도 했다. 그러나 MBC-ESPN 중계팀은 이 경기를 방송하지 않고 그냥 서울로 올라가 버렸다. 이유는 마침 이날 열린 잠실의 LG-삼성전 때문이었다. 당시 이 경기는 이순철-선동렬 라이벌 사령탑의 정규시즌 첫 맞대결이어서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이 때문에 MBC-ESPN 측도 한화의 홈 개막전을 포기하고 LG-삼성 빅카드를 중계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것이었다.
방송국이야 시청률을 고려한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이겠으나 매스컴의 외면을 받은 한화의 심사가 편할 리가 없었다. 당시 김인식 감독은 "다음부터 대전 구장에 MBC-ESPN 카메라를 들이지 말라"고 언짢은 심사를 토로했다는 후문이 있었을 정도였다.
그러던 한화가 그로부터 넉 달 후인 15일 조성민을 앞세워 MBC-ESPN 카메라를 끌어오는 데 성공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조성민은 한화에 입단하기 전 MBC-ESPN 야구 해설위원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허구연 해설위원은 "방송팀이 갑자기 올라오느라 고생이 많았다. 만약 오늘 조성민이 안 나오면 다음부터 한화 경기 중계없다"고 농반진반으로 얘기를 했다. 한화 구단이 들었으면 더욱 통쾌할 소리였을 것이다.
수원=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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