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이 미워요.'
뉴욕 메츠가 '나이스 가이' 서재응(28)의 잇단 호투로 즐거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메츠 구단은 시즌 개막직전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뒤 마이너리그 재활기간을 거쳐 16일(이하 한국시간) 복귀하는 우완 선발 스티브 트랙슬(35)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쉽사리 결론짓지 못하고 있다. 규정상 30일간의 마이너리그 재활투구를 마친 트랙슬은 빅리그 로스터에 복귀시켜야 하지만 그의 보직이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메츠 구단은 당초 서재응이 평범한 투구를 하면 트랙슬을 선발로 올리고 서재응을 불펜으로 보내는 안을 구상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계획을 다시 짜야하게 된 것이다.
메츠 구단이 트랙슬의 보직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 지역 신문에선 '불펜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짐 듀켓 부단장은 '트랙슬과 서재응을 포함한 6인 선발체제'를 내비치기도 했지만 이 체제는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트랙슬의 불펜행'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에서는 메츠 구단이 웨이버로 공시해 원하는 카드가 나오면 트레이드시킬 수도 있다며 '트레이드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랙슬의 불펜행은 본인이 강하게 거부의사를 피력하고 있어 만만치가 않다. 윌리 랜돌프 감독도 "빅리그 생활내내 선발로만 뛰었던 선수가 불펜행을 마다하면 억지로 보낼 수는 없다"며 주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미 서재응에게 다음 선발 등판을 보장한 랜돌프 감독으로선 트랙슬을 어떻게 할지도 결론내지 못하고 있다. 랜돌프 감독은 트랙슬 및 구단과 얘기를 나눠본 후 정확한 보직을 결정하겠다고.
트랙슬은 2001년부터 메츠 선발로테이션의 한자리를 차지하며 마이크 피아자에 이어 메츠 구단의 가장 오래된 선수이지만 초상승세인 서재응이 나타나면서 찾아갈 자리를 잃어버린 것이다. 트랙슬은 지난 4년간 메츠에서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선발 투수이지만 서재응앞에선 기를 못펴고 있다. 마이너리그 재활투구에서는 괜찮은 성적을 올렸지만 아직 올 시즌 빅리그에서 한 경기도 던지지 못한 그로선 최근 2경기에서 15⅓이닝 1실점으로 2승을 거두는 초특급 피칭을 펼친 서재응을 밀어내기에는 역부족인 것이다.
서재응이 2번 연속의 강력한 피칭으로 '선발 로테이션의 터줏대감'이었던 트랙슬을 '천덕꾸러기'로 만들었다. 트랙슬은 지난 4년간 매년 두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50승을 메츠에서 기록했다.
한편 서재응은 현재 로테이션상으로는 다음 등판을 20일 오전 8시 열리는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가질 전망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