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8. 선두 삼성의 8월 '홈런 성적표'다. 8월 들어 치른 9경기에서 삼성 투수들이 상대 팀에 8개의 홈런을 내준 반면 라이온즈 타자들은 9경기에서 한 번도 담장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9경기 무홈런'이 별로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이건 어떨지. 삼성 타자가 마지막으로 홈런 세리머니를 펼친 건 지난달 29일 두산전 3회 심정수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1-0으로 앞선 3회 리오스를 상대로 좌월 스리런홈런을 날린 뒤 의기양양하게 다이아몬드를 돌던 심정수는 닥칠 미래를 짐작이나 했을까. 그 뒤로 지난 16일 두산전까지 삼성 타자들은 정확히 11경기에서 464타석째 홈런을 날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판 '투수들의 무덤' 대구구장을 홈으로 쓰는 삼성으로선 이례적인 홈런 침묵이다. 삼성이 8월 무홈런에 그치는 동안 SK는 무려 18번이나 담장을 넘겼고 한화는 15번 대포를 쏘아올렸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조차 김동주가 빠진 상황에서도 4번은 하이파이브를 했다.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도 연장 12회까지 가도록 홈런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2-0으로 앞서던 두산이 김동주를 대타로 썼다 교체 수비수의 실책이 나와 승리를 날린 경기였지만 삼성도 한 방이면 꿀맛같은 승리를 맛볼 수 있었다. 삼성이 8월 들어 4승 1무 4패로 반타작에 급급한 건 투수들의 난조 탓도 있지만 홈런 실종, 장타 침묵의 영향이 크다. 대포 실종은 당연히 쳐줘야 할 타자들이 치지 못한 결과다. 그 중에서도 심정수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심정수는 개막 첫 달인 4월 6홈런을 시작으로 5월 5개, 6월 5개, 7월 4개로 꾸준히 담장을 넘겼지만 8월은 보름이 넘어가도록 개점 휴업이다. 8월 타격 성적이 29타수 6안타, 2할7리로 극도로 부진한 가운데 홈런은 물론 2루타나 3루타 등 장타가 한 방도 없다. 심정수(19개)에 이어 팀 내 홈런 2,3위인 양준혁(11개)과 조동찬(10개)도 8월 월간 타율이 고작 2할1푼9리와 1할7푼2리로 타율이 급락하면서 홈런 실종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양준혁은 7월 14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전 이후 20경기째 홈런을 못 날리고 있어 개인 통산 타점과 득점 등 장종훈의 기록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아홉수'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홈런 침묵을 삼성이 화력을 앞세운 팀에서 투수력의 팀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라고 이해하기엔 걸리는 대목이 있다. 장타 뿐 아니라 안타 자체가 터지지 않고있다는 사실이다. 8월 들어 팀당 9~12경기를 치른 가운데 삼성의 팀 안타수는 72개로 8개 팀중 가장 적다. 23점에 그친 팀 득점 역시 최하위로 11경기에서 56점을 뽑은 SK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16일 현재 삼성은 101경기에서 홈런 77개를 날려 8개팀 중 6위에 그치고 있어 올 시즌을 두자릿수 팀 홈런으로 마감할 수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출범 후 누적 팀 홈런 1위이자 2003년 한 시즌 최다 팀홈런 기록(213개)을 갈아치운 삼성이기엔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홈런 침묵이 어색하기만 하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지난 7월 29일 두산전에서 심정수가 현재까지 팀의 마지막인 홈런을 날리고 들어오는 모습.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