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86년만에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등극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풀어낸 보스턴 레드삭스는 올 시즌 상승세를 몰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18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69승 49패로 '숙명의 라이벌'인 뉴욕 양키스를 4게임반차로 따돌리며 동부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다. 보스턴은 특히 공격력에서 불꽃화력을 자랑하며 타팀들을 압도하고 있다. 간판타자들인 데이빗 오르티스와 매니 라미레스가 연일 불꽃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전타선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잘나가고 있는 보스턴도 플레이오프 시즌이 다가오면서 은근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미국 최대의 스포츠전문 웹사이트인 'ESPN'은 19일 '보스턴의 고민은 다름아닌 아메리칸리그 최약체를 보이고 있는 불펜진영'이라며 톱기사로 다뤘다.
이 사이트는 보스턴은 현재 팀의 '승리 지킴이'인 마무리를 비롯해 중간계투진 등 불펜진 전원이 믿음이 안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사이트의 분석처럼 보스턴은 사실 투수전으로 전개되는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 진출해도 불펜진이 지금처럼 약하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 '짠물투구'로 팀우승에 기여한 특급 마무리 키스 폴크가 부상으로 나가떨어진 뒤 발목부상에서 회복한 에이스 커트 실링을 '임시 마무리'로 활용하고 있지만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실링은 지난 16일 디트로이트전서 1이닝 3실점으로 블론 세이브와 패전을 기록하는 등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11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9번을 성공하는 등 괜찮아 보이지만 안전한 상황이 아니면 실점이 많아 위태위태하다.
폴크가 다음달께 복귀하게 되면 실링은 원래 보직인 선발 전환을 원하고 있지만 '타순 한 번도 제대로 막지 못하는 투수가 어떻게 3번을 대결하는 선발직을 해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폴크도 복귀한다 해도 컨트롤 난조와 직구 스피드 저하로 작년과 같은 컨디션을 보여줄지 의문인 상황이다.
여기에 중간계투요원들도 하나같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보스턴 불펜요원들은 최근 14경기 중 13경기에서 최소한 1실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아메리칸리그 불펜 중 방어율이 최악이다. 김병현 대신 영입한 사이드암 중간계투인 채드 브래포드는 주자가 있는 상태에서 등판하면 적시타를 맞기 일쑤이고 오른손 타자들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시카고 컵스에서 영입한 마이크 렘린저도 도움이 안되고 있다.
'ESPN'은 현재로선 보스턴이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진에 바랄 수 있는 것은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조나단 파펠본이 2002년 애너하임 에인절스(현 LA 에인절스)가 월드시리즈 우승할 때 돌풍을 일으켰던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같은 활약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 뿐이라고 소개했다.
보스턴이 과연 허약한 불펜진을 안고도 올 월드시리즈에서 승리, 2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