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승부세계에서도 어김없다.
연봉 678만 달러를 받고도 허리 부상으로 올 시즌 빅리그서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뉴욕 메츠의 우완 선발 투수 스티브 트랙슬(35)이 최근 '태풍'을 일으키고 있는 '나이스 가이' 서재응(28)에게 밀려 트레이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메츠 덕아웃에서 서재응이 워싱턴 내셔널스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본 트랙슬은 경기 후 뉴욕 지역언론과의 짧은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나를 트레이드시키기 위해 타구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즌 개막 직전 허리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3개월여의 재활을 거쳐 7월부터 마이너리그 재활 투구를 가졌던 트랙슬은 '내 선발자리를 돌려달라'며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현재로선 선발 로테이션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임시선발'로 여겼던 서재응이 연일 눈부신 투구를 펼치며 '특급 선발'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 바람에 선발 탈환은 언감생심이 됐다. 빅리그 12년차에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메츠 선발진의 주축 노릇을 해냈던 트랙슬이었지만 '서재응 태풍' 앞에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트랙슬로선 선발진 중 가장 부진한 투구를 펼치고 있는 빅터 삼브라노를 밀어내거나 타구단으로 트레이드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더욱이 트랙슬은 '빅리그 생활 중 선발로만 뛰어 불펜은 관심없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메츠로선 트레이드를 통해 다른 부분의 전력을 강화하는데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물론 웨이버 공시를 통해 트레이드하기가 쉽지 않지만 카드가 맞는 구단만 나온다면 못할 것도 없다.
트랙슬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 에이전트가 되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도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을 때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래도 트랙슬은 마이너리그 재활투구에서 안정된 피칭을 선보여 상품가치가 있다.
메츠 선발진에 자리가 안나와 지난 7월말 타구단으로의 트레이드를 원했던 서재응의 처지가 지금은 트랙슬의 몫이 된 셈이다. 서재응은 당시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등 트레이드 시장에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서재응과 트랙슬은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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