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 '팔을 아껴야 한다'
OSEN U05000293 기자
발행 2005.08.21 14: 35

"나도 모르겠어요. 내가 왜 이렇게 잘던지고 오래 던지는지".
물론 전화통화에서 농담으로 한 말이다. 뉴욕 메츠의 '나이스 가이' 서재응(28)은 '매경기를 마지막이라는 각오를 던지고 있다'는 말대로 놀라운 집중력으로 연일 쾌투하고 있다. '배수의 진'을 친 집중력 덕분에 마이너리그서 갈고 다듬은 변화구들(커터, 스플리터)이 더욱 빛을 발하며 7이닝 이상을 소화해내는 '특A급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처럼 서재응은 무리해서는 안된다.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과 붙박이 선발자리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무리하게 투구수를 늘려가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내는 것은 장래를 위해선 도움이 안된다.
서재응은 빅리그에 재복귀해 첫 선발 등판한 지난 7일 시카고 컵스전부터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 소화에 투구수 100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은 투구수가 지난 14일 LA 다저스전서 8이닝을 던지며 기록한 115개였고 그 다음이 2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8이닝에 110개였다.
투수들의 꿈인 완투완봉에도 아직 못미치고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말할 팬들도 있겠지만 서재응의 최근 투구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계이기에 조심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서재응은 올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7, 8이닝을 던진적도 여러번 있지만 마이너와 빅리그의 차이는 천양지차이다. 집중도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서재응이 최근 빅리그서 7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었던 또다른 요인은 등판간격이 꽤 길었던 점이다. 7일 복귀전을 가진 후 일주일만인 14일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올랐고 또 그다음은 6일만인 20일 경기였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메츠가 당분간 중간에 휴식일이 없어 4일 쉬고 5일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로테이션으로 등판 스케줄이 짜여질 전망이다. 이때부터 서재응으로선 조심해야할 시점이다. 메츠 에이스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30대 중반의 나이도 있지만 적절한 휴식과 등판 주기를 맞추기 위해 투구수 및 소화 이닝을 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재응도 21일 본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팽팽한 접전이라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다. 사실 다음 등판이 분수령이다. 팔근육이 피로해질 시점이어서 이때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며 다음에는 투구수 100개를 넘기며 무리하는 일은 피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실 투수들의 맡은 임무가 철저하게 구분이 된 현대야구에서는 선발 투수는 웬만하면 투구수 100개 이상을 넘지 않는 것이 통념화되고 있다. 투구수 100개를 넘기면 다음 등판에 영향이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재응으로선 팀타선이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져 많은 점수차로 리드,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뒤 편안하게 마운드를 내려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일이다.
남들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에 3자책점 이하 투구)만 기록해도 선발투수로서 최상이라는 요즘 연일 7이닝 이상을 던지며 투구수 110개대를 기록하는 것은 팔에 무리가 갈 수 있기에 피해야 한다.
알링턴=박선양 특파원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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