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적인 1점대 방어율을 기록 중인 '로켓' 로저 클레멘스(43.휴스턴). 메이저리그 데뷔 후 22년만에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는 클레멘스는 올 시즌 어쩌면 생애 8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지 못할 지도 모른다.
클레멘스가 물방망이 팀 타선 때문에 11승(5패)에 그치고 있는 반면 세인트루이스를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로 이끌고 있는 크리스 카펜터가 17승(4패)으로 성큼 앞서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영상을 투표로 결정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전통적으로 다승과 소속팀 성적에 더 높은 점수를 줘왔다.
하지만 클레멘스가 올시즌을 메이저리그 투수 사상 최고의 한해로 장식하느냐는 사이영상과 별 상관이 없어보인다. 22일 는 현재 추세로 볼 때 클레멘스가 리그 평균 방어율의 ⅓이 안되는 수치로 시즌을 마치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의 투수가 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클레멘스의 방어율은 1.53, 휴스턴이 속한 내셔널리그의 평균 방어율은 4.28로 클레멘스 방어율의 약 2.80배에 달한다.
이는 더치 레너드가 1914년 0.96으로 190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 최저 시즌 방어율을 기록했을 때와 맞먹는 수치다. 레너드가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경이적인 방어율 0.96을 기록했던 1914년 아메리칸리그 평균 방어율은 2.73으로 레너드 방어율의 2.84배였다. 이는 지금까지 80년이 넘도록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공의 반발력이 훨씬 적었던 데드볼 시대(dead-ball era) 이후 현대 야구에선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지난 2000년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마르테니스의 그 해 시즌 방어율은 1.74이고 리그 방어율(4.91)은 1.74의 2.82배를 기록, 레너드의 기록을 살짝 밑돌았다. 마르티네스는 그해 파크 팩터(park factor)까지 고려한 '조정 방어율'에선 1900년대 이후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해까지 클레멘스의 최고 기록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던 1997년 기록한 2.05였고 리그 방어율은 이 수치의 2.2배였다.
클레멘스의 현재 수치는 레너드와 마르티네스의 기록에 조금씩 못미치고 있지만 이는 지난 19일 밀워키전에서 6⅓이닝 5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피칭을 한 결과다. 밀워키전 등판 전까지 방어율 1.32를 기록 중이던 클레멘스는 이날 단 한 경기의 난조로 방어율이 치솟았지만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면 다시 1.4점대로 방어율을 낮출 수 있다. 올 시즌 25차례 선발 등판에서 10번이나 무실점 또는 무자책 경기를 한 클레멘스이기에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남은 시즌 시즌 방어율을 1.4점대 초중반으로 다시 낮추면 클레멘스는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리그 평균 방어율의 ⅓로 시즌을 마친 투수가 될 수 있다. 클레멘스의 다음 등판일은 24일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로 제이크 피비와 에이스 맞대결을 펼친다. 클레멘스는 내셔널리그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샌디에이고전 두 차례 등판에서 1승 무패, 방어율 1.93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은 파드리스전 첫 등판이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