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야구를 직접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다. 1936년 프로야구를 출범한 일본은 메이저리그를 빼곤 가장 활성화된 리그를 가진 나라답게 두터운 선수 자원과 팬 층, 마케팅력 등 관련 인프라에서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힘을 자랑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두 나라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보다는 일본 출신 선수들이 더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다. 한동안 노모 한 명에 의존하던 일본은 사사키 하세가와 등 특급 불펜 요원들이 가세하고 이치로 마쓰이 등 일본 프로야구 최고 타자들도 뛰어들면서 투타에서 메이저리그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노모(1995년) 사사키(2000년) 이치로(2001년)가 신인왕을 세 차례나 거머쥔 일본은 지난해 이치로가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262개)을 세웠고 마쓰이가 양키스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있다.
질과 양 모두에서 아직 일본 선수들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대목도 있다. 지금까지 투수 17명, 타자 7명 등 총 24명의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일본은 노모 등 17명의 투수가 23일 현재 통산 366승 219세이브를 따내 한국 선수들의 177승 87세이브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투구의 질에선 한국 선수들이 뒤지지 않았다.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등 9명의 한국 투수들은 지금까지 총 294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413점의 자책을 허용, 평균 방어율 4.32(4.3187)을 기록 중이다. 일본 투수 17명이 기록한 6496이닝 투구 3119 자책, 방어율 4.32(4.3213)와 거의 근사한 수치다. 박찬호가 텍사스 이적 후 부진에 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오히려 방어율에선 한 수 위였을 만큼 한국 투수들은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의 평균 방어율은 4.63, 내셔널리그는 4.30이었다. 4.32대는 리그 평균을 밑도는 수준으로 한국과 일본 투수들 모두 한 수 위인 메이저리그에서 대단한 선전을 펼쳐온 셈이다. 뒤집어 생각하면 두 나라에서 난다긴다는 선수들도 평균치에 만족해야할 만큼 험난한 무대가 메이저리그라는 얘기다.
이종민 기자 min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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