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도 자살이 있다?
23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SK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본 헤드 플레이가 나왔다. '파문'의 주인공은 한화 4번타자 김태균(23).
김태균은 양 팀이 1-1로 맞서던 7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SK 두 번째 투수 정대현에게서 중전안타를 뽑아내고 1루로 출루했다. 그리고 사단은 다음 타자 이도형 타석에서 벌어졌다. 볼 카운트 2-1에서 정대현이 5구째 볼을 던졌을 때 김태균은 2루를 훔쳤다. 워낙 기습적 도루인지라 SK 포수 박경완은 2루로 송구할 겨를조차 없었다.
그런데 김태균은 도루를 성공한 뒤 뭣에 홀렸는지 2루 베이스를 한참 떠나 내야와 외야 경계 지점인 2루수 근처까지 터벅터벅 걸어나갔다. 김태균의 역주행을 본 박경완은 재빨리 2루로 송구했고, 김태균은 베이스에서 떨어진 채로 어이없이 태그아웃당했다. 정황상 이도형이 삼진당한 줄 착각하고, 공수교대를 준비하기 위해 베이스에 떨어져 멍하니 기다리다 횡사한 걸로 보였다.
하도 황당한 일이 벌어진 지라 김인식 한화 감독은 그저 물끄러미 그라운드를 바라봤고, 역전 점수를 내줄뻔한 위기를 넘긴 SK 선수들은 마치 길에서 돈 지갑이라도 주은 듯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경기 기록원들조차도 워낙 뜻밖의 해프닝이 벌어진 탓에 5분 가까이 결정을 못 내리다 도루 성공은 인정해주고, 주루사로 처리했다.
인천=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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