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이 너무 하네'. 한화 좌익수 조원우(34)는 지난 23일 SK전 이전까지 개인통산 998안타를 치고 있었다. 따라서 이날부터 시작되는 친정팀과의 3연전에서 안타 2개만 보태면 역대 45번째로 1000안타 고지를 정복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조원우는 이날 안타 1개만 보태는 데 그쳐 1000안타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뤄야 했다. 결과적으로 옛스승인 조범현 SK 감독의 심리전에 말린 꼴이 됐다. 사연은 이렇다. 조 감독은 경기 전 조원우를 보자 "타격왕 나왔네"라고 농을 걸면서 "2안타만 쳐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곧바로 "3연전에서 2개다"라고 말해 '제자'를 자극했다. 그러나 조원우도 지지 않고 "예, 오늘 2개 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하고 모레는 비온다죠"라고 맞받아쳤다. 조원우는 지난 주말 LG전을 기점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SK 김재현에 이어 타격 랭킹 2위까지 올랐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초 투수 조영민(24)을 받고 조원우를 내준 SK 처지에선 은근히 입맛 쓴 노릇이었다. 게다가 다름 아닌 자기팀 선수인 김재현과 타격왕을 놓고 다투고 있으니 더욱 신경쓰일 판이었다. 이에 조 감독은 앞에선 "3연전에서 2안타 치라"는 덕담아닌 덕담을 보내고 뒤로는 포수 박경완을 불러 "조원우와 승부에 신경쓰라"는 신신당부까지 잊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 SK 투수들은 3회 2루타 한 개를 맞았으나 볼넷 1개만 내주고 나머지 타석은 범타처리했다. 특히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우익수 파울플라이 때는 이진영이 전력 질주해 잡아내는 '호수비'까지 펼쳐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조원우의 발길을 더욱 무겁게 했다. 인천=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