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A-로드' 이범호, "유격수가 더 나아요"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8.24 11: 53

"방망이 치는 데는 오히려 유격수가 편해요". 한화 3루수 이범호(24)가 지난 23일 인천 SK전에 앞서 뜻밖의 말을 했다. 지난해까지 주로 유격수를 보다 올해 3루수로 본격 전업, 한결 수비 부담이 덜할 줄 알았는데 반대의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물론 이범호가 '유격수 수비가 자신있다'는 의도로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은 아니다. 유격수로서 '안정됐다'는 평가를 듣지 못한 것 역시 사실이다. 이범호의 유격수 '예찬론'은 방망이 때문이다. "몸을 많이 움직이는 유격수를 맡으면 타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이범호의 자체 진단이다. 그러면서 이범호는 "3루는 홈플레이트와의 거리도 유격수에 비해 짧고 언제 강한 타구가 날아올지 몰라 항상 긴장해야 한다. 늘 긴장해서인지 타석에 서도 몸이 굳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다른 선수는 몰라도 적어도 이범호의 경우는 이 말이 들어맞는 것처럼도 보인다. 왜냐하면 유격수로 시즌 대부분을 소화한 지난해에는 프로 입단 이래 첫 3할 타율(.308)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3루수로 전업한 올 시즌 그의 타율은 2할 5푼 8리이고 벌써 지난해 삼진수와 타이(80개)를 이룬 상태다. 그렇다고 이범호가 3루로 가서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늘 긴장하는 포지션을 맡은 덕분에 집중력이 높아졌는지 홈런을 벌써 23개나 쳐냈다. 이는 작년 홈런수와 같은 숫자로 현대 용병 서튼(28홈런)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범호의 변신은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 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를 연상시킨다. 로드리게스도 시애틀-텍사스에서 최고의 유격수로 뛰다 지난해 양키스로 옮겨와선 3루수로 전향했기 때문이다. 실제 유승안 전 감독은 지난해 '공격형 유격수'였던 이범호를 두고 "알렉스 범호"라고 부르기도 했다. 정작 이범호는 한국판 A-로드 같다는 말에 "과찬입니다"라고 수줍어 하고 있지만 말이다. 김영준 기자 sgoi@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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